중고차 수출 막는 "장애물 행정"

자동차 내수침체와 환율상승의 여파로 중고차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나 각종 규제가 널려 있어 수출호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18일 한국무역협회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월중 중고차 수출실적은 2만4천2백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24% 증가, 올 한해 5만대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서 중고차를 수출하고자 할 때는 우선 매매조합에서 수출예정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고 일시등록말소 후 6개월 이내 수출, 완전등록 말소절차를 밟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출예정증명서가 수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수수료부담만 가중시키고 있으며 등록말소절차 역시 이행기간이 촉박, 종종 기간경과에 따른 처벌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비, 수리를 못하고 수출해야 되는 등 무역분쟁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수출용 중고차의 등록말소와 임시운행허가 처리업무가 차적지와 사용본거지 행정관서별로 분리돼 있어 따라 수출업자가 차량별로 각 시, 도 관할관청을 찾아 전국을 누비면서 복잡한 절차를 마쳐야만 수출할 수 있게 돼 있다.

게다가 확보된 차량이 과거 주차위반 등으로 과태료가 부과돼 있을 경우 일시등록말소기관에서도 각 과태료 부과행정기관 소재지로 가서 문제를 처리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중고차의 경우 수출자 소재지역 행정관청으로 업무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특히 임시운행허가증 발급 절차가 까다롭고 유효기간도 10일에 불과, 수출업체들이 절차를 생략한 채 정비, 선적 등을 위해 운행하면서 처벌을 받거나 단속공무원의 부정을 개입시키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중고차 수출에 따른 제반절차중 이행기간을 위반하면 과태료 50만원, 임시운행허가 기간 초과 운행에 1백만원의 벌금이 부과돼 심할 경우 수출을 통해 회수한 비용 자체를 고스란히 벌금으로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중고차는 「제조, 가공시설을 갖춘 자」에게만 지원대는 무역금융 수혜대상에서 제외돼 있는데다 경쟁국들과 달리 신차구입때 물었던 특소세, 교육세 등 각종세금이 중고차 수출때는 전혀 환급되지 않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온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