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뮤레이션은 언제든 가능하오.』
김창규 박사는 어깨와 목 사이에 송수화기를 끼운 채 시뮬레이션 자료를 정리하면서 김지호 실장과 통화를 계속했다.
『김 실장, 통제실에는 언제 들어가십니까? 통제실에서 같이 시험해야 할 것이 있소.』
『아, 이곳에도 맨홀 화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많이 발생했소. 조금 후에 들어갈 수 있을 거요. 전화로 일일이 말하기 어려운 일들이요. 통제실에서 만나 이야기합시다.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사항들이 발생해 있소.』
『화재현장은 지금 어떻소?』
『일단 복구는 완료되었소. 이제 모든 통신망 운용에는 지장이 없게 되었소. 본 복구작업이 곧 시작되겠지만 일반전화와 시외전화, 국제전화 등 모든 통신망 소통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게 되어 있소.』
『고생이 많소. 나도 아직 아침식사를 하지 못했는데, 식사 후에 통제실로 출발하겠소.』
김창규 박사는 김지호 실장과 통화를 끝내고 시뮬레이션 자료를 마무리 지으며 시스템다운 당시의 상황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았다.
산화철이 동작되기 시작한 것은 자동절체시스템이 가동되면서부터가 아니었다. 외부에서 주파수 변조가 일어난 순간부터였다. 그때 접점 스프링이 산화를 시작했고, 맨홀 화재 순간에 완전한 산화가 이루어져 접점이 다른 쪽으로 접속되면서 바이러스 프로그램이 구동된 것이었다.
독수리 모양의 칩 설계 당시부터 스프링이 산화되어 접점이 움직이는 시간이 정확하게 계산되었고, 다시 원위치 되는 시간까지 계산된 것이었다.
김창규 박사는 아직도 궁금한 것이 있었다. 어떻게 이처럼 정밀한 산화철 접점 스프링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작은 칩 속에 두 개의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수 있는 정밀한 접점 스프링을 설치할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 수가 없는 것이었다.
밤새 자문을 해주던 일본에 거주하는 친구도 마찬가지였다. 새벽에 김지호 실장과 통화를 끝낸 후 다시 일본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자문을 구했지만, 역시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이 독수리 모양의 칩처럼 정교한 산화철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대답이었다. 더욱이 독수리 칩에 적용된 기술은 고도의 프로그램 능력까지 겸비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일본뿐만 아니라 현재 반도체 기술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제조하여 실행시키기 어려운 기술이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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