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러시아 과학기술의 진수를 국내에서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리고 있는 「98 러시아 첨단과학기술전시회(Advanced Technologies of Russia 98)」에는 러시아 61개 국가연구센터에서 개발한 최첨단 기술 및 제품 약 1백여점이 전시되어 연구개발 관계자는 물론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전시품 가운데 국내 연구원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휴대형 물 플라즈마 용접기」다. 이 제품의 작동원리는 물을 수소와 산소로 전기분해한 후 여기서 얻어지는 수소로 플라즈마를 형성, 금속봉의 절단, 용접, 코팅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아르곤 등 가스용접기에 비해 위생적인 작업환경을 만들 뿐만 아니라 성능도 탁월하다는 것이다.
이 제품은 또 지난 4월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국제발명품전시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는 등 이미 국제적으로도 성가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아르곤 등 가스용접기를 제치고 용접기의 대명사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1㎾ 및 1.6㎾ 용량의 두가지 모델이 선보였으며 이들 제품의 제원은 각각 2백30×2백10×85㎜에 무게는 4㎏ 정도. 가격도 1천6백∼2천DM로 이와 비슷한 사양의 이탈리아(3촌5백DM) 및 미국(2천5백DM)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또 초경량 소재 및 3차원 측정기술 등의 분야에서도 좋는 제품이 다수 소개돼 참관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우선 소재분야에서는 탄소원자 60개로 이루어진 탄소분자 플러렌(C60)의 탄성계수와 경도가 모두 다이아몬드보다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품은 또 고압상태의 안정성 등에서도 우수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일진 등 국내 초경공구 제조업체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밖에도 3차원 측정기술분야에서는 기존의 레이저와 음향측정기술을 혼합, 새로운 방식의 고속 정밀측정기술이 선보였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일반적으로 레이저광을 주사하여 입사각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비해 러시아에서는 여기에 음향기술을 가미한 것이 흥미롭다. 현재 이 제품의 공간 정밀도는 0.1㎜ 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이 제품은 앞으로 공간해상도, 처리시간 등 성능과 가격조건 등을 더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매우 우수한 것』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서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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