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문제 연중 기획 4] 이렇게 생각한다

전석진 소프트와이즈 대표.변호사

2000년에 가서 컴퓨터의 2자리 연도표기 필드가 년도를 2000년이 아닌 1900년으로 인식함으로써 컴퓨터가 오동작을 일으키는 이른바 밀레니엄 버그, Y2k문제는 더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버그로 인해 미국에서 제기된 소송액수만도 약 1조달러로 추산될 정도로 이 문제는 법률가들과 비법률가 모두에게 상당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하여 법률적으로는 대체로 세가지 방향의 움직임이 있다.

첫째는 법을 개정하여 밀레니엄 버그로 인하여 청구할 소송가액에서 결과적 손해나 간접손해를 제외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증권거래법의 공시제도를 통해 밀레니엄 버그로 인하여 회사의 업무에 지장이 없는 지를 공시하도록 의무화하는 움직임이다. 그리고 세번째로는 가장 광범위한 것으로 밀레니엄 버그로 인하여 소송을 하거나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러면 소송이 벌어지는 실제 유형을 살펴보기로 하자.

미국의 미시간주에서 최초로 문제가 된 「Produce Palace International v.. Tec-America Corp.」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금전등록기를 샀는데 이것이 유효기간이 2000년이 넘어가는 신용카드를 거부함으로써 상당한 영업손실을 입었다는 주장을 하면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은 아직 계류중이지만 이 사건이 판결이 나면 최초의 밀레니엄 버그 사건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소송외에도 밀레니엄 버그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이사나 임직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교통관제시스템이나 일정관리시스템의 제조판매자에 대한 소송, 일자에 의해 작동되는 시스템의 소유자에 대한 소송, 전자정보 교환이나 전자상거래를 다루는 단체에 대한 소송, 밀레니엄 버그 때문에 영업의 손실을 입은 금융기관에 대한 소송 등 여러가지 소송 유형들이 잠복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는 서로 상대방이 오손된 데이터를 전송하였기 때문에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고 교통관제시스템 등이 오동작하는 경우에는 신체적 손해발생의 가능성도 매우 농후하다.

이러한 문제들의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는 이러한 버그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수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의 추산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이같은 버그를 수정하는 데는 3천억에서 6천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하고 있어 이러한 버그 수정이 매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밀레니엄 버그는 상당부분이 수정되지 못한 채 2000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심각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선진국 등의 동향을 예의주시하여 밀레니엄 버그의 법률적인 문제점들에 대처하기 위한 연구가 매우 시급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