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모뎀칩시장은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와 록웰 세미컨덕터시스템스, AT&T에서 분리된 루슨트테크놀로지 등 3사가 장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래픽 칩세트업체로서 모뎀분야에 뛰어든 사이러스로직과 사운드 칩세트업체인 ESS, PCTEL, 아날로그디바이스 등도 모뎀 칩세트시장 개척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모뎀칩시장은 저변과 브랜드 인지도, 기술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TI와 록웰, 루슨트 등 3사가 세계적으로 99%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런 구도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SS나 사이러스 등의 경우에는 후발업체로서 다양한 기술개발을 통해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인지도와 노하우면에서 기존업체들에 다소 밀리는 상황이다. 다만 PCTEL사는 소프트웨어 모뎀 개념을 고안해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모뎀칩 제조회사들은 현재 V.90과 호스트 시그널 프로세싱(HSP)의 두가지 기술변화를 주요 이슈로 삼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먼저 PCTEL사가 처음 발표한 HSP(일명 소프트웨어 모뎀)는 현재 대부분의 회사가 지원키로 해 제품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HSP모뎀은 선로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이터 펌핑과 데이터를 보내고 받으면서 오류점검 및 기타 모뎀의 기능을 해주는 데이터 컨트롤기능 등 두가지 형태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데이터 컨트롤기능은 컨트롤리스 모뎀 형태로 사이러스 및 TI, 모토롤러 등 많은 모뎀칩 제조사들이 지원키로 한 상태다.
흔히 소프트웨어 모뎀이라고 부르는 HSP 모뎀은 전세계적으로 칩업계의 이슈로 등장, 올 3분기면 일반 모뎀이 소프트웨어 모뎀으로 전환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칩업체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던 모뎀표준도 V.90으로 가닥이 잡힘에 따라 이달부터 칩제조사들의 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56kbps 모뎀은 미국 록웰 세미컨덕터시스템스와 스리콤 양대 진영간의 서로 다른 프로토콜로 호환성 문제 때문에 모뎀 제조사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적잖은 혼란을 겪어왔다.
그러나 다이얼업 모뎀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56kbps 팩스모뎀의 표준안을 전격적으로 마련함에 따라 56kbps시장이 급속히 열릴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당초 56kbps 고속 팩스모뎀의 표준제정은 내년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칩제조업체는 ESS. 이 회사는 K56과 V.90을 동시에 지원하는 모뎀칩을 업계 처음으로 발표했으며, TI는 V.90지원 모뎀을 내놓은 스리콤 자회사 US로보틱스에 DSP제조기술 및 칩을 공급, 세계 고속 모뎀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모뎀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록웰 세미컨덕터시스템스가 K56과 V.90을 동시에 지원하는 2칩 솔루션인 ACF2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국내외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처음부터 HSP모뎀만을 개발해왔던 루슨트 역시 초저가형 OEM시장을 공략하면서 세계적으로 시장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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