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공공,비전산부문이 문제다)

최근들어 컴퓨터 2000년(Y2k)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및 공공기관과 비전산 분야가 Y2k 문제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분야가 이처럼 중요시 되는 것은 중요한 정보가 집결해 있거나 국가 기간시설이기 때문에 사회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각국 정부가 Y2k 문제해결을 범국가적인 과제로 설정하여,대응하고 있는 것은 바로 공공부문의 Y2k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있기 때문이다.

공공부문 정보시스템의 Y2k문제는 행정전산망과 같은 국가기간전산망,통신분야,원전을 포함한 전력분야,항공분야,국방부문 등에서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이들 분야는 모두 사회시스템 전반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자칫 초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분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당수 공공기관 관계자들은 아직 『별 것 아닌 것을 가지고 너무 호들갑떤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Y2k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장사하기 위해 문제를 너무부풀리고 있다는 의심을 하고있는 것이다.

Y2k 관련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실제로 상황을 과장하는 측면이 있다고 해도 정부관계자들의 인식도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일례로 산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각국 정부가 Y2k 문제 해결에 기울이는 각별한 관심과 예산지원을 비교해 보면 우리 정부의 대응은 극히 미흡한 수준임이 금방 드러난다.

영국은 공공부문 밀레니엄 버그 퇴치를 위해 30억파운드(7조5천억원)을 들 것으로 보고2천7백만파운드를 동원하기로 했고, 캐나다 역시 이 문제해결을 위해 14억4천만달러의 예산을 배정해 놓았다.호주가 기존 예산 이외에도 최근 8천2백만 달러의 긴급자금을 추가지급했으며 미국은 아예 백악관이 나서 이 문제해결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상태이다.

반면 우리 중앙부처가 Y2K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반영한 예산은 총 57억7천만달러 규모로 외국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뿐더러 실제 필요한 예산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중앙행정기관이 Y2K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연초에 약 1백16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으나 최근 재 조사한 결과 3백6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돼 예산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처별로는 국방부,철도청,행정자치부 등이 가장 예산부족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Y2k 문제의 영향이 심각한 국방부의 경우 당초 40억원을 신청했으나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고철도청도 13억3천만원을 신청했으나 3억4천만원만 확보된 상태이다.

Y2K 문제 대응수준과 관련해서도 최근에야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한 종합추진체계가 마련됐을 뿐 외국처럼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있지는 못한 상황이다.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Y2k 문제해결을 정책적으로 독려하고 문제해결에 소홀한 기관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등 우리처럼 자율해결을 유도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비전산분야의 Y2k문제는 사실 문제발생의 여파가 일반 정보시스템보다 더 클 것이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직 관심을 갖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최근 비전산 부문의 Y2k 문제를 컨설팅한 솔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전산 부문의 Y2k 문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법위한 문제발생 소지를 안고있다』고 말하고 있다.

은행금고나 자동화기기는 물론이고 계측기,항공운항기기 등 전자장치를 이용한 모든 기기에는날짜인식 기능을 내장한 반도체칩이 있으며 따라서 이들 칩을 모두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교체해야 한다.특히 이들 기기는 제조업체가 아니면 거의 손을 댈 수 없기 때문에 해결방법또한 정보시스템 분야처럼 단순하지가 않다.

정부도 최근 뒤늦게 이같은 비전산분야 Y2k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자동화 설비에대한 실태조사 파악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착수한 상태이나 비전산분야의 Y2k 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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