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만난 사람] 한국케이던스 김동식 사장

전자회로 설계용 캐드 소프트웨어 업체인 한국케이던스의 김동식 사장은 정보기술(IT) 업계의 신사로 통한다. 그만큼 매사 일처리가 조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겉보기와 달리 아이디어맨이다. 한국케이던스가 그동안 보여준 실적은 김 사장의 이같은 뛰어난 영업감각이 빚어낸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상황을 대처하는 김 사장의 사업전략은 「내일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산업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한편 자체교육을 강화, 기술력을 보강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 국내 중소 ASIC 업체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과 국내 CAD인력 해외취업을 알선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들 중에서도 케이던스는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거둔 회사로 평가되는데 그 비결은.

▲지난해 한국케이던스는 5천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려 목표를 초과달성 했습니다. 근본적으로 국내 반도체업계의 성장에 힘입었지만 자체적으로는 컨설팅 기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서 툴 판매실적이 절반이고 나머지가 바로 컨설팅서비스로 얻은 실적입니다. 한국케이던스는 이 컨설팅서비스를 위해 그동안 인력도 대폭 보강했습니다.

-컨설팅사업에 역점을 두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단순 툴 판매를 탈피해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본사차원의 정책에서 비롯됐습니다. 툴 개발회사로서 갖고 있는 노하우를 활용해 디자인 방법을 지원하고 설계능력이 부족한 회사에게 직접 설계작업까지 턴키베이스로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최근 반도체 업계는 핵심기술을 제외한 분야는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케이던스가 모토롤러나 퀄컴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칩 개발을 공동으로 수행한 것은 모두 케이던스의 노하우를 인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칩 기술면에서 당연히 케이던스보다 앞선 이들 반도체업체가 케이던스와의 공동연구를 필요로 하는 것은 전체 업무흐름을 종합적으로 보고 개선할 수 있는 능력을 케이던스는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케이던스가 반도체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점도 크게 반영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공동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요.

▲컨설팅 수입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듯이 다양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고객비밀 보호를 위해 밝힐 수는 없습니다. 이 가운데서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도 있습니다.

-국내시장에서 가장 유망하게 보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통신과 멀티미디어 분야가 될 것입니다. 통신용 반도체는 2002년 월드컵 행사에 맞춰 서비스될 예정인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IMT2000)를 구현하기 위한 칩 개발이 활발하고 멀티미디어 분야에서는 PC와 TV가 결합되면서 캐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IMF체제 이후 국내시장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을 텐데요.

▲올 1, Mbps분기에는 캐드 툴 수요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2, Mbps분기 들어서면서 조금씩 문의가 들어오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봅니다. 현재는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자체실력을 배양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IMF체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산업이나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국내산업 지원 프로그램은 무엇입니까.

▲아직 구체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자금사정이 열악해 캐드 소프트웨어를 살 여력이 없는 벤처기업이 큰 비용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국내 캐드 전문인력을 양성해 케이던스 본사를 통해 해외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을 현재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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