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라는 돌발변수를 만나 임시로 수립해 놓은 올해 경영계획을 다시 짜는 작업을 본격 추진할 움직임이다.
그동안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지난해말부터 국내 경제계를 강타하고 있는 IMF복병을 만나,올해 경영계획을 확정치 않고 지난해 경영계획에 준하는임시 방편적 사업계획을 마련,추진해왔다.이는 IMF가 국내 경제사상 초유의 사태인 관계로 앞으로 어떠한파장을 불러올지 예측이 어려운 데다 워낙 급작스럽게 닥쳐와 제대로 올해 경영계획을 수립할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IMF체제로 들어선지 4개월이 지나면서 IMF가 우리 경제에서 움직일 수 없은 상수로 자리잡아가고 있고,새 정부도 이에 대응한 신경제 정책을 속속 수립,추진하고 있어 올해 경영계획을 확정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게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여기에다 정부 추경 예산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 공공 부문 전산투자 계획의 윤곽이 드러났고 정부가 올해 집행할 공공 전산프로젝트의 60% 이상을 올상반기 내에 조기 집행할 방침을 갖고 있어 구체적인 경영계획을 짤 수 있는 밑그림은 그려졌다는 것.
또GKS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이달말로 정기 주주총회를 마무리 짓고 새출발 할 것으로 보여 이들 기업의 올해 신규 전산투자 가닥도 잡혀질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처럼 공공 분야는 물론 민간 부분에서의 전산투자계획이 어느 정도 확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예상되자 한국IBM을 비롯 한국HP,한국유니시스,한국후지쯔,한국디지탈,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실리콘그래픽스등 주요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은 최근들어 지난해말 수립해 놓은 올해 임시 경영계획을 수정 보완하고 있다.
12월말 결산법인인 한국IBM과 한국유니시스는 이달중 올해 경영계획을 최종 확정,시행에들어갈 계획이며 한국후지쯔는 이달말로 97년 회계년도가 끝남에 따라 새로운 회계년도 사업계획을 내달초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한국HP의 경우 98년 회계년도 1.4분기가 마무리된 지난달말부터 98년 회계년도 사업계획을 수정 보완하고 있다.한국HP는 지난 1.4분기 동안의 국내 전산 투자추이가 IMF가 터질 당시 우려했던 수준을 넘어 훨씬 심각할 정도로 위축되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올해경영 계획 기조를 원점에서 다시 짜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슬림화를 단행한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이달중 올해 사업 계획 및 대리점 정책을 새로 수립해 본격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며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내달부터 98회계년도 마지막 분기가 시작됨에 따라 새로운 회계년도 사업 계획 수립을 시장추이 분석에 들어갔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모두 워크스테이션 사업 비중이 유닉스 서버에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자동차,반도체 등 국내 기간 사업의 설비 투자 위축으로 인한매출 감소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이에따라 두 회사는 워크스테이션보다 사업성이 다소 밝은 유닉스 서버사업의 비중을 높혀나가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의 짜고 있다.
외국계 중대형컴퓨터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국내 기업의 전산투자 계획이 지난해에 비해크게 줄어들어 새로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 해도 별 뾰족한 수가 없다』며 『이처럼 전산투자위축 추세가 지속되면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등 조직 슬림화 바람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중대형컴퓨터업계에 불어닥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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