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와 PC게임을 중심으로 한 국내 영상산업계가 로열티 문제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환율은 엄청나게 올랐고 경기침체로 판매는 신통치 않은데 불어난 로열티 지급 날짜는 눈앞에 바짝 다가온 탓이다.
국내 업체들이 특히 힘들어 하는 것은 비디오, PC게임 관련 로열티 지불조건이 판매량의 일정 부분, 또는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제공하는 일반적인 로열티 지불관행과 달리 국내 업체들에 불리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외국 업체가 개발할 예정인 몇몇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흥행성이 떨어지는 제품의 판권까지 일괄 구입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판매상황에 관계없이 연간 얼마 이상의 로열티를 지급하겠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해 온 탓에 최악의 불경기를 맞은 지금 부담이 한층 큰 것이다. 외국 개발업체로서는 대작에 곁들여 흥행성이 떨어지는 작품까지 덤으로 판매할 수 있음은 물론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약속한 최저판매보장량(미니멈 개런티)에 대한 로열티는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누가 보더라도 국내 업체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이같은 계약관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첫 단추를 잘못 꿰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영화, 게임, 비디오를 비롯한 멀티미디어 콘텐츠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갑작스레 조명을 받자 앞다투어 영상산업에 뛰어든 대기업들이 외국 유명업체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판권료와 조건을 높이는 바람에 이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견디다 못한 몇몇 국내 게임업체들이 외국 파트너에게 로열티 지급시기를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장당 로열티 대신 영업이익금의 일정 비율을 송금하는 방향으로 재계약 협상을 추진하거나 「연간계약」 대신 몇몇 작품만 선별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는 하나 큰 실효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느낌이다. 불평등한 계약관행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내 업체들이 단합하는 것인데, 그동안의 업계관행에 비추어 볼 때 이 또한 쉽게 이뤄질 것 같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형국이 초래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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