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주전산기시장 "3강체제"로 재편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 대우통신 등 국산 주전산기 4사간의 경쟁적 협력 아래 10년 동안 유지돼온 국산 주전산기시장의 경쟁구도가 현대전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3사체제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정보통신부가 현대전자의 신국산 주전산기(모델명 하이서UX9000)에 이어 삼성전자의 전산기(모델명 SSM8000/200)와 LG전자의 전산기(모델명 LGS38000)를 국산 주전산기Ⅲ의 후속기종으로 개발된 국산 제품임을 각각 승인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정보통신부가 이들 3개 업체의 새로운 주전산기를 국산으로 인정함에 따라 현대전자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는 시, 군, 구 등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지방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시장 등 공공분야 주전산기 공급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게 됐다.

물론 지금까지 공공분야 주전산기시장에 참여해온 대우통신이 뒤늦게 이 후속기종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으나 각 지자체들이 국산 주전산기Ⅲ 기종보다는 성능이 크게 향상된 새로운 주전산기를 선호하고 있는 데다, 발주물량도 대부분 새로운 국산주전산기를 기반으로 입찰규격을 정하는 추세여서 대우통신의 운신의 폭이 그다지 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 대우통신이 국산 주전산기Ⅲ의 후속기종을 개발, 정보통신부로부터 국산 승인을 조만간 받지 못할 경우 약 10년 이상 지속돼온 국산 주전산기 4사체제는 붕괴되고 현대전자, 삼성전자, LG전자 3사를 중심으로 한 신국산 주전산기 공급체제가 형성될 전망이다.

국산 주전산기시장이 신국산 주전산기 3사체제로 개편된다는 것은 그동안 정부지원 아래 지속돼온 국산 주전산기 개발사업이 사실상 종료되고, 민간 주도로 추진주체가 넘어간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와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모델을 개발해 민간기업에 이관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온 국산 주전산기 개발사업이 이제는 순수 민간기업들의 독자적인 기술개발체제로 탈바꿈하고 시장에 의해 사업의 계속성도 결정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정부 주도로 개발된 국산 주전산기Ⅳ도 과거와 같이 상품화한 모델로 민간기업에 이관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은 이전 받기를 희망하는 기술만을 선택적으로 전수받을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돼 있다.

국산 주전산기 개발사업이 민간 주도로 넘어감에 따라 앞으로 개발, 출시될 국산 주전산기들은 업체마다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으며 성능 및 가격도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민간기업 주도로 국산 주전산기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것을 원칙적으로 수용하면서 그간 정부 주도로 추진돼온 국산 주전산기사업의 계속성을 유지시킨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국산 주전산기들이 기존 국산 주전산기에 적용됐던 기술들을 채택하고 호환성을 유지토록 하기 위해 국산 인증제도를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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