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부(대표 황성현)는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사다. 남들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하이테크 기술은 없지만 이미 나와 있는 기술로 독특한 것을 만들어내는 남다름이 있다.
『정해진 출근시간도 퇴근 시간도 없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지요. 각자 회의를 통해 미리 약속한 일을 정해진 시간 내에 해내면 됩니다.』
황성현 사장(37)의 말이다.
처음 더부의 사무실을 방문한 사람은 대부분 당황하게 마련이다. 도무지 업무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인터넷으로 세계 각국의 TV 보는 데 열중해있고 어떤 사람은 신문만 열심히 뒤적인다. 또 언제 나갔는지 하루종일 얼굴 보기 힘든 사람도 많다. 그러나 생활 속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동력은 이 같은 자유로움 속에서 나온다.
서로 자율적으로 아이템을 발굴하고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각자 역할을 나누어 업무를 진행한다. 9명으로 이뤄진 더부 가족들은 모두 학교나 회사에서 뜻을 맞춰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 주로 엔지니어 출신이 주축이 되는 다른 벤처업체와 달리 구성원들의 전문분야도 연구개발, 디자인, 금융, 특허 등으로 다양하다.
더부의 첫 작품은 공중에 떠 있는 팽이 「UFO윙윙」이다. 자성의 반발력에 의해 전철을 일정한 높이로 띄워 추진시키는 자기 부상열차의 원리를 팽이에 응용했다.
『팽이는 회전상태에서 넘어지지 않고 바로 서려는 힘을 가집니다. 팽이 자석과 바닥에 있는 기본 자석 사이의 반발력이 중력을 상쇄시킬 때 팽이가 공중에 뜨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때 자력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쪽으로 튕겨나가지 않지요』
중력과 자석의 반발력을 잘 이용한 완구인 셈이다. 애초 이 제품의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미국인이었다. 하지만 세련되고 안정성 있는 모델의 개발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더부는 사장돼 있는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은 셈. 도넛 모양의 기본자석과 우주선 모양의 팽이자석으로 디자인을 새롭게 하고 조립도 쉽게 해서 국내에서 특허출원을 마쳤으며 미국에서도 의장특허를 획득했다.
이 제품은 미국에서 호평을 받아 올해에만 약 20만개, 3백만 달러 어치가 수출될 전망이다. 더부는 이를 발판으로 내수시장 공략은 물론 일본과 독일 등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외도 더부가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제품은 다양하다. LED를 이용해 허공에 각종 이미지와 글자를 보여주는 「매직봉」, 사람의 심리적인 변화를 감지해 얼마나 안정된 마음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게임의 승패를 판가름하는 「마인드 게임기」, 음성을 반도체 칩에 녹음해 수시로 재생해보는 「보이스 메모리」.
특히 마인드 게임기는 거짓말탐지기의 특성을 게임기에 응용한 제품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게임을 하면 할수록 점수가 올라가는 독특한 제품. 이용자들은 게임을 통해 일종의 수양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더부는 올 하반기에 선보일 이 제품의 개발을 위해 정부에 자금지원을 신청해 놓고 있다. 또 자기부상 팽이도 무게를 조절 할 필요 없이 쉽게 공중에 띄울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더부는 더불어 잘 산다는 뜻입니다. 직원들은 물론 고객들도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보다 나은 제품개발에 온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세계 최고의 아이디어 회사가 되겠다는 더부의 미래가 밝아보인다.
<장윤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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