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방화벽.백신SW] 보안SW 시장동향.. 순국산 "2세대" 제품이 뜬다

『방화벽 시장을 잡아라.』

미국에 비해 약 1∼2년 뒤늦게 시작된 국내 정보보안시장은 세계 보안 소프트웨어시장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방화벽 소프트웨어업체들이 초기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한 가운데 점차로 시장영역을 시스템 보안과 침입탐지 시스템 등 유관분야로 확산시키고 있다.

국내 정보보안시장이 형성된 것은 지난 96년말 사이버텍홀딩스가 이스라엘 체크포인트사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하며 전세계적으로 가장 넓은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파이어월-1」을 국내에 공급하면서부터다.

이어 비슷한 시기에 한일정보통신이 미국 TIS사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해 방화벽 소프트웨어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건틀릿」을 국내에 보급했고 한국정보공학, 두산정보통신 등이 각각 「랩터-이글」과 「보더웨어」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방화벽시장의 공급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사이버텍홀딩스, 한일정보통신, 두산정보통신, 한국정보공학 등 초기 방화벽시장에 진출한 정보보안 소프트웨어업체들은 각각 세계시장에서 나름대로 장단점을 인정받고 있는 유력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안목을 넓혀주는 것은 물론 각종 세미나와 마케팅 행사 등으로 정보보안인식을 고취시킴으로써 거의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정보보안 소프트웨어시장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산 제품으로 무장한 이들 1세대 방화벽 소프트웨어업체의 경쟁은 사이버텍홀딩스가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파이어월-1」을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 및 영업전략을 구사한데 힘입어 지난 97년 전체시장의 약 40% 이상을 차지, 수위자리를 지켰으며 여타 업체들이 각기 10∼15%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함으로써 사이버텍홀딩스의 독주로 싱겁게 끝나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 97년 한해 1세대 방화벽업체들이 외국산 제품을 무기로 시장을 주도하던 사이에, 독자기술로 국산 방화벽 제품을 개발해온 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널, 아이에스에스, 켁신시스템, 한국정보공학 등 국내 소프트웨어개발업체들이 최근 저마다 국내 보안실정에 맞는 국산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2세대 방화벽시대를 연 것이다.

따라서 올해 국내 방화벽시장의 경쟁은 1세대 시장에서 살아남은 사이버텍홀딩스, 삼양데이터시스템 등의 외국산 제품과 자체기술로 개발해 국내 보안실정을 최대한 반영한 2세대 국산 방화벽 제품간에 시장점유율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상황이 전개될 전망이다.

국내 방화벽업체들이 예상하고 있는 올해 전체 시장규모는 업체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대략 적게는 2백억원에서 많게는 4백억원대. 이처럼 업계 당사자들이 예상하는 시장규모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은 국내산업 전반에 걸쳐 워낙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지원요청 이후 급격하게 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경험한 국내 정보보안업체들은 대체로 보수적인 입장에서 올 시장을 전망하면서도 △전산망 등 정보시스템 보급이 활성화될수록 보안의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점과 △지난해 경제충격으로 일시 보류되던 보안투자가 올부터 다시 점진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그리고 조퇴자, 명퇴자 등 잠재적 불만인사가 늘어남에 따라 보안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정보보안시장이 올해 크게 성장할 가능성도 많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방화벽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정보보안업체들은 전체 시장규모가 전년대비 1백% 이상 늘어난 1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그 목표치에 근접할 정도로 순조롭게 영업을 해왔으나 수요가 집중되는 연말에 접어들면서 국가경제가 마비상태로 접어들어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했었다』며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서 올해도 낙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연기된 투자액과 올해 신규투자분을 감안할 때 적어도 2백억원대의 시장은 무난히 형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1∼2년간 국내 정보보안시장은 이제 막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는 단계에 지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지난해 경기 충격으로 시장규모가 일시적으로 위축됐지만 최근 급증하는 금융사고 및 정보유출사고 등을 감안할 때 오히려 올해부터 시장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급팽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올해 시장규모에 대해서는 업계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지만 △방화벽을 포함한 정보보안제품이 해외에서도 이제 막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초기시장으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있는 데다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라는 점만 확실히 인식시킨다면 무궁무진한 성장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1세대와 2세대 제품이 치열한 경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방화벽 내부의 최대변수는 한국정보보호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방화벽 인증제도다. 「정보통신망 침입 차단시스템 평가기준」으로 불리는 정보보호센터의 방화벽 인증결과에 따라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방화벽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보호센터의 인증제도는 올해 가장 안정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정부공공기관에 진출할 수 있는 「열쇠」의 의미를 갖고 있어 경쟁업체보다 빨리 높은 등급의 인증을 받기 위한 경쟁도 벌써부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국내 보안업체들이 방화벽인증 취득에 못지 않게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정보보안에 대한 토탈솔루션을 확보하자는 전략이다. 방화벽이 정보보안의 시작이라면 시스템보안, 추적감시, 모니터링, 컨설팅 등은 보안을 완결하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이에스에스는 국산 방화벽제품인 「시큐어쉴드」 이외에도 미국 ISS사의 침입탐지시스템인 「리얼시큐어」, 덴마크 시큐어리티다이내믹스사의 시스템 보안 소프트웨어인 「복스(BoKS)」 등을 토탈 보안시스템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사이버게이트인터내셔널은 자체기술로 개발한 「수호신 방화벽」 이외에도 침입탐지 시스템을 독자기술로 개발해 상품화를 서두르고 있다.

또 켁신시스템은 자체 방화벽제품인 「화랑」 시리즈 이외에도 미국 어비어넷사의 침입탐지 시스템인 「세션월-3」 및 시스템 보안제품인 미국 NIT사의 「유니쉴드」 등을 갖고 있으며 사이버텍홀딩스도 방화벽제품 이외에 이스라엘 체크포인트사의 내부 보안소프트웨어인 「SeOS」의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국내 정보보안시장 경쟁의 승패는 궁극적으로 보안 관련 토털솔루션의 확보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함종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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