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시장 "양극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인해 컴퓨터 그래픽카드시장이 저가 보급형 제품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가장 보편적이던 10∼20만원대의 중급 그래픽카드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오히려 비디오메모리 8MB급의 최고급형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국내 그래픽카드 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가산전자, 제이씨현시스템, 두인전자 등 그래픽카드 전문업체들은 환율상승으로 컴퓨터 사용자들의 구매력이 급속히 떨어지자, 저가형 그래픽카드 제품출시를 서두르는 한편 가격과는 상관없이 구매력을 갖춘 사용층을 목표로 하는 최고급형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가산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소비자가 15만원대의 보급형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TV수신기능에 그래픽카드의 기능을 합친 통합카드로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기능과 TV수신, 오버레이 등 기존 통합카드와 별다른 기능차이는 없지만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이다.

가산전자는 이와함께 오픈GL드라이버를 갖춰 「3D 스튜디오 맥스」나 「라이트웨이브 3D」같은 3차원 프로그램에서 고품질의 렌더링 출력을 제공하는 3차원 그래픽카드인 「블릿츠2200」를 출시해 시장을 주도하는 젊은 사용층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제이씨현시스템도 비디오메모리 8MB에 오픈 GL기능을 갖춘 44만원대의 최고급형 그래픽카드인 「그래픽블라스터 익스트림」을 최근 출시했으나 무게중심은 저가형에 맞출 예정이다. 이 회사는 IMF체제에 돌입하면서 「가격경쟁력」이 최우선이라고 판단, 그래픽카드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최근 2MB의 EDO램에 하드웨어적인 3차원 가속기능을 갖췄으면서도 소비자가격은 9만원대에 불과한 「라이브 VGA 2002」를 선보이고 일반 컴퓨터 사용자와 고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무실용 PC분야를 공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이씨현은 전통적으로 그래픽카드시장을 주도해왔던 게임과 컴퓨터 그래픽분야 등 가격보다는 성능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시장에 대해서는 10∼20만원대의 싱가포르 크리에이티브사 최고급형 제품의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두인전자도 저가형 그래픽카드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두인전자는 최근 가속그래픽포트(AGP)방식의 그래픽카드, 「델피노 128AGP」를 발표하고 지금까지 주력제품이었던 통합보드 시장에 마케팅을 집중해왔으나 최근의 시장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7만원대의 저가형 그래픽카드인 델피노 보드를 공급하는 한편 저가형 통합보드 출시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이씨현시스템의 한 관계자는 『환율한파 이전에 국내 시장에서 시장이 형성됐을 것으로 예측되던 오픈GL기능의 최고급형 그래픽카드와 가속그래픽포트(AGP)방식의 그래픽카드가 다소 주춤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급 가격대보다는 저가형 제품을 찾는 컴퓨터 사용층이 늘어남에 따라 그래픽카드 시장에 큰 판도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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