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피스패키지 소프트웨어(SW)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가 양분해온 이 시장을 놓고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SW사업을 강화하기위해 관련조직을 「미디어서비스사업팀」으로 통합한 데이어 오는 3월말께 「훈민정음 오피스」를 출시, 오피스팩 시장에 참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국내 오피스패키지 시장은 「MS오피스」의 마이크로소프트와 「한컴오피스」의 한글과컴퓨터가 양분해 왔으나 삼성전자가 새로 가세함에 따라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할 훈민정음 오피스의 기본팩은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워드프로세서인 훈민정음 7.0을 기반으로 스프레드시트(훈민스프레드시트), 일정관리 소프트웨어(훈민스케줄러) 등을 묶었으며 프레젠테이션 기능을 훈민정음에 내장했다. 여기에 클립아트,한영/영한/일한사전, 서체팩, 서식DB, 인터넷 브라우저, 자체 개발한 한자폰트 및 유니텔 무료이용권 등을 확장팩으로 제공한다.
특히 훈민정음 7.0은 C언어를 사용한 이전 제품과 달리 비주얼C++을 사용해 설계했고 「글」이나 「MS워드」와도 호환하는 등 기능 면에서도 대폭 보강돼 사실상 새로 만든 수준이라고 삼성전자는 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훈민정음오피스의 가격을 13만원대로 책정하는 한편 그동안 그룹 자체 수요나 PC 번들용으로 훈민정음을 보급해온 데서 탈피, 과감한 기업시장 공략정책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패키지시장 독점을 막아낼 것이라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오피스팩 시장진출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나 한글과컴퓨터는 겉으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삼성전자가 국내 PC생산 1위 업체라는 점에서 내심 긴장하는 분위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훈민정음 자체는 상당 기간 기능향상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왔다고 하지만 나머지 제품은 기능이나 호환성 등에서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의 PC번들 활용전략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훈민정음만 해도 국내 PC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이 판매하는 PC에 모두 훈민정음을 번들로 제공했지만 실제 사용자는 10%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번들을 통한 시장점유율 제고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역시 『종합전자회사인 삼성이 시장규모도 적은 이 제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의욕을 갖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한번 해보는 수준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글과컴퓨터는 이같은 표면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진출을 초기에 막아내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일즈키트의 무료배포를 통해 MS오피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토록 함으로써 사용자와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행망용, 소기업용 제품을 출시, 고객별 차별화 전략을 적극 구사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공공부문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5만개 정도의 시장을 형성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제품을 차별화해 공략하는 시장세분화 전략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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