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시장은 수요감소 속에 대용량 제품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한 해 HDD시장은 지난해의 1백80만대(추정치)에 비해 약 30% 줄어든 1백50만대 규모에 머물겠지만 4기가(GB)급 이상의 대용량 제품이 주도하는 고급화 추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우선 PC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실제로 올 들어 시장수요 격감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남으로써 HDD 수요도 이와 거의 정비례해 감소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HDD업체들은 외환위기와 전반적인 컴퓨터분야의 침체 등으로 인해 매출계획의 축소조정과 주력제품에 대한 마케팅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서도 HDD의 용량확대를 위한 새로운 기술개발 등 그동안의 기술발전 속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해 플래터당 2.1GB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HDD에 적용된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1.5배 정도 늘어난 3GB급 기술을 채택한 제품이 속속 선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올해 9GB 이상의 HDD 신제품이 선보이면서 HDD시장은 4GB급 이상 제품이 주류를 이루게될 전망이다.
하드디스크의 저장공간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도 헤드분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출하되는 HDD가운데 약 50% 정도가 MR(Magneto Resistive)헤드를 채택하고 있는데 올 연말께면 생산제품 중 80% 이상이 MR헤드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MR헤드에 비해 제곱인치당 정보처리능력이 3∼10배 가량 높은 GMR헤드 역시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HDD업체들은 이와 함께 HDD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플래터 회전수나 평균 접근시간, 데이터 전송률 등의 개선을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터 회전수가 분당 1만rpm에 평균 검색시간이 7㎳ 이하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상태다. 씨게이트의 경우 스핀들 모터의 회전수를 높이기 위해 충격과 진동에 강하면서도 소음이 거의 나지 않는 유체 다이내믹 베어링 모터를 자사의 하드디스크 제품군에 적용할 계획을 세우는 등 속도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터페이스도 최근 3∼4년간 꾸준한 개선이 이루어져 왔는데 올해 말부터는 울트라 ATA방식의 하드디스크와 함께 「IEEE 1394」 인터페이스를 장착한 제품이 출시될 전망이며 2001년께면 전체 하드디스크 출하량의 60% 정도를 IEEE 1394방식이 차지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국내 HDD시장은 일반 가정용 PC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행정전산망, 교육용 PC수요가 일정수준을 유지한데다 소프트웨어의 고용량화로 엔드유저들의 업그레이드 물량, 즉 애프터마켓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국내시장에서는 퀀텀코리아와 씨게이트코리아가 시장점유율 수위자리를 놓고 지난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 중 퀀텀코리아는 약 80만대의 판매를 기록해 하드디스크업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급형 기종인 「빅풋(Big foot)」의 인기와 행망용 PC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둬낸 것으로 퀀텀은 밝히고 있다.
하드디스크업계의 복병으로 떠오른 맥스터코리아는 지난해 40여만대의 판매를 기록해 국내 하드디스크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과 행망용 PC시장에서 강세를 유지하고 경쟁업체보다 1∼2개월 앞서 신제품을 출시하는 전술을 펴, 매출신장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5년 지사가 철수한데 이어 제이씨현시스템에서 새롭게 유통을 맡은 웨스턴디지탈 제품은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국내 환율위기로 판매가 부진한 상태이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환율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의 이점을 바탕으로 올해 가장 두드러진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한 업그레이드시장에서 강세를 유지해 왔으나 가격경쟁력의 이점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 판매율이 급신장할 것으로 예측돼 관련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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