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국산화로 IMF한파 극복

최근들어 부쩍 심화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형병원이 의료기기 국산화에 나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대형병원들이 환율 급등으로 인한 고가 의료기기 리스대금 상승과 외국산 수술장비, 진료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고가 의료기기를 스스로 제작하거나 국산 의료장비로 대체하고 있다.

이미 강남성모병원 내에 있는 카톨릭 의과학연구원은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슨과 3만가우스급(3.0테슬라급)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를 개발중이며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실용화할 전망이다.

3.0테슬라급 MRI는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것으로 테슬라는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며, 지금까지 개발해 판매되고 있는 국산 MRI는 1.0테슬라급이 전부다.

이 MRI로 환자를 진료할 경우 1만5천가우스급 MRI보다 2배 이상 해상도가 높은 인체내 단면영상과 인체조직의 미세한 변화가 담긴 사진을 얻을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질환진단이 가능하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또 여의도성모병원 외과전문의 김응국 박사는 최근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담낭절제수술과 복강경수술 등에 쓰이는 투관침과 적출물 제거용 백, 세척흡입용 튜브세트, 아르곤 소각기 등 외제에 의존하는 수술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 시술비용을 크게 낮췄다.

김 박사는 『자체 제작한 적출용 제거용 백은 2만원, 세척흡입용 튜브세트 2만원, 아르곤 소각기는 5백만원 수준이어서 외국산 장비에 전적으로 의존해 수술할 때보다 가격면에서 20% 수준으로 시술비를 절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학병원도 지난해 말 병원간 환자의 검사결과를 컴퓨터로 전송할 수 있는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을 개발, 병원내 일반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과, 신경과, 내과계 중환자 진료실 등 6개 병동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국내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PC와 한글 윈도를 기반으로 개발, 사용이 간편하며 3백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 외국의 PACS를 설치하는데 60억∼70억원의 경비가 드는데 비해 20억원으로 설치가 가능해 경비절감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서울대학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중앙병원 등 국내 대형병원들은 수술용 의료용구 등을 가능하면 국산품을 쓰기로 했으며 특히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의료기기 국산품 애용을 고취시키기 위해 12일부터 양일간 병원내에서 국산 의료기기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가 의료기기는 물론 1회용 수술장비, 진료 재료 대부분을 외국산에 의존하기 때문에 의료비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자체 제작한 의료기기나 국산품을 적극 활용하면 병원경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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