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워크스테이션 공급업체는 누구인가.」
이같은 테마를 놓고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휴렛패커드(HP)간의 설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또 이 설전은 두 회사의 국내 현지법인인 한국HP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간의 논쟁으로 이어져 더욱 증폭되고 있다.
두 회사간의 자존심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는 이 논쟁은 최근 미국 컴퓨터관련 전문 조사기관인 IDC가 97년도 전세계 워크스테이션 판매실적을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IDC는 최근 집계한 97년 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조사를 통해 그동안 전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온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사상 처음 제치고 HP가 최대 공급업체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IDC의 발표에 따르면 97년 한해 동안 전세계적으로 1백91만대 정도의 워크스테이션이보급됐고 이 중 HP가 15.2%인 29만여대를 판매한 데 반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15%인 28만여대를 공급했다는 것.
이같은 IDC의 발표는 전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만큼은 맹주 자리를 차지했다고 자부해온 썬마이크로시스템에게는 자존심이 구겨지는 사건이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즉각 미국 유력 컴퓨터 전문매체를 통해 IDC의 자료가 왜곡됐음을 설명하고 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썬이 단연코 1위 업체인 점을 강조했다.
썬은 반박자료를 통해 『IDC는 지금까지 워크스테이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윈도NT, 인텔칩 베이스의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일명 PWS)을 전통적인 유닉스 베이스 워크스테이션에 삽입시켜 자사의 워크스테이션 시장점유율을 의도적으로 낮추었다』고 주장했다.
즉 지금까지 워크스테이션으로 간주돼온 유닉스 기반의 워크스테이션만을 놓고 볼 때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지난해 전세계 시장 66만대 중 43.3%인 28만여대를 공급한 데 비해 HP는 16.4%인 10만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 업체는 여전히 자사라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HP는 『이같은 주장은 전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기류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견강부회적 논리』라고 반박하면서 『이제 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1위는 HP이며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최근 결합된 컴팩컴퓨터-DEC의 워크스테이션 판매실적에도 못미치는 3위 업체로 전락했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HP는 『기존 유닉스 기반에서 지원되던 각종 소프트웨어 중 90% 이상이 윈도NT 기반의 워크스테이션에서도 지원되고 소비자들도 시스템 구매시 윈도NT 기반의 워크스테이션을 유닉스 기반의 전통적인 워크스테이션과 동일한 선상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이라고 불리는 윈도NT 기반의 워크스테이션은 지난해 총 1백25만여대가 전세계적으로 공급됐고 이 중 컴팩컴퓨터가 16.0%를, HP가 14.6%를 각각 차지했다는 것이 IDC의 통계다.
이같은 IDC의 발표가 국내 워크스테이션 시장판도에도 상당한 변화를 몰고올 수 있는 호재로 판단한 한국HP는 IDC의 자료를 마케팅 수단으로 최대한 활용한다는 복안인 반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IDC의 자료가 「침소봉대」됐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윈도NT 기반의 워크스테이션이 기존 고가의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을 대체해 나가는 것은 시대적 조류』라고 강조하고 『한국HP는 올해부터 새로 신설된 워크스테이션 영업조직인 「TCBU」를 통해 윈도NT 워크스테이션을 중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윈도NT 워크스테이션에 대항하기 위해 윈도NT를 지원할 수 있는 에뮬레이터를 자사 보급형 워크스테이션에 탑재한 것에 비추어 볼 때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윈도NT 워크스테이션을 워크스테이션으로 간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최근 자사가 선보인 보급형 워크스테이션(모델명 다윈 울트라5)은 저가의 윈도NT 워크스테이션의 공세에 대응한 전략제품이지 윈도NT 워크스테이션을 기존 유닉스 워크스테이션 범주에 포함시키겠다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여튼 이번 IDC의 발표로 촉발된 HP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자존심 경쟁은 올해 국내워크스테이션 시장을 또한번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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