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통신이 달려온다. 지난 80년대 미국 PC시장에서 "모델-D 신화"를 일궈냈던 대우통신이 그간의 "제자리걸음"에서 탈피, 종합정보통신업체로 재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여세를 몰아 올해는 무려 5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사업도 대폭 확대하고 차세대를 겨냥한 신규 사업도 잇따라 추진한다. IMF 체제로 잔뜩 웅크린 업계 일반의 분위기와는 너무 동떨어진 "공격적 경영"이다. 그 밑바탕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전략적으로 추진한 교환기부문에서 이미 큰 성공을 거두었고 컴퓨터 부문에서도 기술과 마케팅이 정상의 수준에 올랐다는 자체 평가다. "재도약 대우통신호"의 사령탑인 유기범 사장은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면 성장목표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인지 "우리 회사에서 정리해고는 없다"고 자신하는 유 사장의 올해 경영계획이 더욱 주목된다.
대담=정보통신산어부 정복남 부장
-지난해 대우통신은 외형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악의 환경에서도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됩니다. 지난해 실적과 특별히 평가하고 싶은 분야를 꼽는다면 무엇입니까.
▲지난해는 참으로 많은 변화를 겪은 격동의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우통신은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매출 1조1천5백억원을 달성, 정보통신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성과를 거둔 기분입니다.
한국통신프리텔 및 하나로통신의 지분참여를 통해 PCS사업 및 제2시내전화사업 등과 연관된 사업영역에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차세대 교환기 TDX-100의 단독 시험통과와 웹스테이션 슬림형 노트북PC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여 기술능력의 발전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지난해는 우리 대우통신이 명실상부한 종합정보통신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다진 한 해였습니다. 그동안 우리 회사의 주력사업이었던 교환기 및 컴퓨터사업 외에 2.5G 전송장비 등 전송시스템사업의 강화, 광케이블 생산능력의 확충,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전화기, 효도전화기, 스캐너팩스 등 각종 단말기를 선보여 종합정보통신회사로서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대우통신의 올해 경영목표를 설명해 주시지요.
▲우리 대우통신은 IMF체제 하에서도 다음과 같은 사업의 신장으로 지난해보다 50% 이상 신장된 약 1조8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몇 가지 사업전략을 말씀드리면 첫째, 전전자교환기 전송장비 및 광케이블 등 통신시스템사업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국내 교환기업체 중 단독으로 합격한 차세대 교환기 TDX-100사업 및 하나로통신 등을 대상으로 무선가입자망(WLL)사업을 적극 전개해 신규 매출을 확보하고 2.5G 광전송장비 및 광가입자망(FLC) 등 전송장비사업, 광섬유 및 광케이블사업 등도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둘째, 경쟁력 있는 제품을 위주로 한 PC 및 OA사업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노트북PC, 가전형 DVD PC인 웹스테이션 및 새로운 개념의 휴대형 PC인 PNA(Portable Navigation Assistant) 및 AUTO PC 등을 출시해 컴퓨터사업을 강화하고 스캐너팩스, 음성인식전화기, 수출용 GSM 및 DECT 단말기 등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예정입니다.
셋째, 수출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교환기부문에서 지난해 대비 50% 이상 증가한 1천억원을, 광케이블에선 3백% 이상 증가한 5백억원의 수출을 달성할 계획이며, PC 및 OA부문에서도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유럽, CIS지역을 집중 공략해 약 3천9백억원의 수출을 달성하는 등 수출부문에서만 총 5천4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대우통신은 올해 정보통신분야에 주력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복안이나 구조전환 배경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96년까지 우리 대우통신은 PC와 OA사업에 치중해온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정보통신 사업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서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우리 회사는 한 곳에만 치중하지 않고 서로 보완적 관계를 모색해 균형을 이뤄나갈 계획입니다.
통신시스템사업은 사실상 진입장벽(Entry Barrier)이 높으나 부가가치와 수익성은 뛰어난 분야입니다. 차세대 교환기 TDX-100을 중심으로 한 교환기사업, 하나로통신 및 한국통신 등을 대상으로 한 WLL사업, 2.5G 광전송장비 및 광가입자망 등 전송시스템사업, 광섬유 및 광케이블사업 등 정보통신사업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며 원화절하에 따른 수출경쟁력 강화를 통해 GSM 및 DECT 단말기 수출에도 매진할 계획입니다.
컴퓨터기술을 기반으로 교환, 광통신 및 전송기술, 최근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는 무선통신기술에 이르기까지 우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은 새로운 정보통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원천기술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말 TDX-100 평가시험에서 유일하게 합격, 향후 국내 교환기시장에서 독주가 예상되는데요.
▲오는 99년부터 국내 기간통신망에 사용될 차세대 교환기인 TDX-100 평가시험에서 우리 대우통신만이 단독 합격한 것은 그동안 우리 회사가 교환기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전개해온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뉴저지연구소, 인도 뉴델리연구소 등 세계 각국에 정보통신연구소를 설립, TDX-100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체계를 갖추고 개발해온 글로벌 전략과 엔지니어링이 결실을 거둔 것 같습니다.
우리 회사가 개발한 TDX-100 제품은 루슨트테크놀로지나 에릭슨 제품에 비해 결코 손색이 없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같이 우수한 제품이라면 후진국뿐만 아니라 중진국 시장에도 충분히 수출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내수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수출에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해외사업 축소 내지는 철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부문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대우통신의 올해 해외사업 계획은 어떻습니까.
▲대우통신은 그동안 그룹의 세계경영과 궤를 같이해 세계 각국에 생산 및 판매법인, 지사 등을 설립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교환기 및 광케이블부문의 수출액이 96년 대비 2배 이상 신장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회사는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에 교환기 및 통신기기 생산판매 법인을, 중국엔 광케이블 및 팩시밀리 생산법인을 설립, 가동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타슈켄트, 알마타, 북경 등 세계 주요 도시에 현지 지사를 설립, 수출확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분야별 계획을 말씀드리면 첫째, 올해를 교환기 수출의 일대 도약기로 삼을 예정입니다. 지난해 대비 50% 이상 신장된 약 1천억원의 수출을 목표로 삼아놓고 있습니다. 특히 대우통신은 계열사인 (주)대우와 공동으로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전개하고 있는 통신서비스사업에 소요되는 교환기 전량을 자사 제품으로 수출할 계획이며, 아울러 러시아연방, 미얀마 등에도 교환기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엔 교환기 및 통신기기의 유지보수 및 AS를 위한 합작사 설립을 추진중입니다.
둘째, 해외 현지 광케이블공장 생산능력을 대폭 확충할 계획입니다. 대우통신은 광케이블 수출부문에서 지난해 대비 3백% 이상 신장된 5백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회사는 지난 96년말 중국 강소성 무석시에 설립한 광케이블 합자회사인 「우시-대우」의 생산능력을 5배 정도 확충해 중국 내 5대 광메이커로 부상시킬 계획입니다. 현재 4천케이블㎞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올해 안에 2만케이블㎞까지 확충해 나갈 계획이며, 카자흐스탄엔 광케이블 합작법인을 새로 설립할 계획입니다.
셋째, 중국에 설립한 팩시밀리공장 생산능력도 확충할 예정입니다. 지난 95년 중국 천진시에 설립, 가동중인 팩시밀리공장 생산능력을 2배 정도 증설해 연산 60만대 규모로 확충,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넷째, PC 및 OA부문에서도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입다. 지난해 설립한 미국 내 현지법인 「데이터스(DATUS)」를 이용, 미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입니다. 이미 개발을 완료한 휴대형 PC인 PNA, 차량용 AUTO PC 및 슬림형 노트북PC 등을 중심으로 수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며, 프랑스 현지법인인 「대우텔레콤유럽」을 중심으로 유럽시장,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등 CIS지역에 대한 수출촉진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올해 신규 진출 사업이나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이템은 어떤 것입니까.
▲우리는 그동안 기술경영이란 모토 하에 연구개발에 남다른 투자를 해왔습니다. 그 결과 TDX-100 단독 시험통과 등과 같은 성과들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회사는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우수한 제품을 가장 신속하게 만들어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남보다 앞서가는 기술, 우리 회사만이 갖고 있는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올해 우리는 WLL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개발시험 평가중인 데이콤뿐만 아니라 한국통신 등의 평가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국내 무선가입자망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광대역 CDMA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무선가입자망기술은 대우통신의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무선가입자망기술보다 한 단계 앞선 IMT 2000 기술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 개발에 착수해 향후 21세기 대우통신의 주력사업이 될 것입니다.
GSM 및 DECT 단말기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이미 지난 93년부터 개발에 착수한 GSM 단말기사업이 이제 결실을 거둘 것 같습니다. 올해 3월부터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을 시작, 올해 약 50만대, 내년에는 1백만대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DECT 단말기도 올해 안에 약 25만대 정도를 수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올해부터 허용될 별정통신서비스사업에도 진출할 생각입니다. 대우통신이 보유한 교환기술을 이용한 음성재판매사업 및 구내통신사업 등에 진출해 국내 운영기반을 확보함으로써 그룹사와 공동으로 해외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외 통신서비스사업을 원활히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정리=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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