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제통화기금(IMF)한파가 국내시장을 강타함에 따라 그동안 연평균 두자릿수의 신장세를 유지해오던 프린터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국내 프린터시장은 지난해 1백40만대 규모에서 16% 줄어든 1백20만대 안팎이 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잉크젯프린터의 경우 85만대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20% 감소하고 레이저프린터는 9% 감소한 35만여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IMF한파와 함께 환율상승으로 인한 프린터제품 가격인상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시장이 급랭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린터업체들은 그 어느해보다도 치열한 경쟁양상을 띨 것으로 보고 시장쟁탈전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을 다각도로 모색중이며 특히 국산제품을 생산하는 프린터업체들은 달러강세를 기회로 삼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프린터 판매확대를 위한 활로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국HP,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주요 프린터업체들은 올해 프린터사업의 성패가 대리점들의 활동에 달려 있다고 보고 과거 어느때보다도 대리점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인센티브제 도입 확대 주요 프린터업체들은 대리점에 대한 인센티브제 도입을 확대하고 필요한 경우 금융지원방안까지도 검토중이다. 대리점들에 적정재고 및 마진을 보장해주는 것은 일선 대리점들의 영업활동을 촉진해 프린터 판매확대를 꾀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여기에다 대리점들의 전문화를 유도해 주력품목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올해 프린터업체들이 주력품목의 판매에 집중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가정용시장과 소규모 사무용시장을 겨냥한 업체간 주도권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프린터업체들은 올해도 대당 20만~30만원대의 보급형 잉크젯프린터를 시장점유율 확대의 전략제품으로 삼아 판촉경쟁을 벌이고 레이저프린터도 40만원대의 보급형제품을 잇따라 출시해 시장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특히 네트워크기능이 보편화하면서 SOHO(Small Office Home Office)시장을 놓고 고성능 컬러잉크젯프린터와 보급형 레이저프린터간에 치열한 경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도 및 인쇄속도에서 두 제품군간 뚜렷한 차이가 없는데다 가격대도 40만원대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린터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잉크젯 제품의 경우 선두그룹인 한국HP와 삼성전자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펼치는 가운데 삼보컴퓨터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레이저프린터분야에서는 지난해 한국HP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였던 큐닉스컴퓨터가 부도를 내고 쓰러짐에 따라 당분간 한국HP의 독주속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추격의 고삐를 바짝 조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IMF한파가 몰아닥친 가운데서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고급화가 급진전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특히 잉크젯프린터시장은 고급화가 한층 두드러져 2펜방식의 컬러 잉크젯프린터가 주종을 이루면서 인쇄품질과 성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도의 경우 잉크분사나 드롭방식을 적용해 해상도 향상을 추구하는 신제품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일반용지에서 한층 뛰어난 인쇄품질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인쇄속도에서도 컬러인쇄시 분당 2~4장의 인쇄가 가능하던 것이 성능향상에 힘입어 올해는 6~8급 고속 컬러잉크젯프린터가 잇따라 선보일 전망이다.
kbps펜방식 잉크젯 인기 또한 레이저프린터분야는 사무환경 변화와 더불어 수요가 크게 늘어나 프린터시장의 고급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저프린터는 A4용지시장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3제품이 B4제품군을 흡수하면서 급부상해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환경에서 분당 24장 이상 고속으로 인쇄가 가능한 네트워크프린터도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 5만5천대 시장규모를 갖춘 도트매트릭스프린터는 올해 전년대비 18% 줄어든 4만5천대가 판매돼 정부 및 군사기관 등에 국한된 틈새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린터 응용제품인 디지털복합기시장도 나름대로 새로운 영역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주도권경쟁을 벌일 이 시장에는 한국HP, 삼성전자, LG전자 등 프린터 공급업체들과 코리아제록스, 롯데캐논, 신도리코 등 사무기기(OA)전문업체들이 포진한 상태.
프린터를 비롯, 복사기, 팩시밀리, 스캐너 기능 등을 갖추고 있는 디지털복합기시장은 지난해 4천대 가량 시판됐지만 올해는 IMF한파로 기업이 신규 투자를 꺼림에 따라 수요가 위축돼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프린터업계는 올해 프린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업체로 삼보컴퓨터를 꼽고 있다. 삼보는 지난해 하반기 프린터사업을 총괄하면서 한국HP를 국내 시장의 선두업체로 끌어올린 바 있는 김두수 부사장을 전격 영입해 프린터 영업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특히 작년 11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체인지PC」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프린터 판매도 크게 늘어났다.
삼보는 이같은 데스크톱PC에 프린터를 한데 묶어 판매하는 영업전략이 일단 성공했다고 보고 올해도 지속적으로 이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이 회사는 올해 유통점을 대리점팀, 양판팀, 용산팀 등으로 특화해 프린터 판매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어서 프린터시장 판도변화를 일으킬 주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고체잉크방식 눈길` 올해 국내 프린터업계의 또다른 이슈는 레이저프린터와 고체잉크방식의 프린터간에 한판 승부를 꼽을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체잉크프린터를 공급하는 한국텍트로닉스가 지난해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 등에 2천4백여대 규모의 제품을 공급한 데 힘입어 올해도 이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면서 프린터 영업을 대폭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MF시대를 맞아 성능 및 기능이 레이저프린터와 맞먹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한 고체잉크프린터가 어느정도 분전하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OA전문업체인 신도리코와 롯데캐논의 움직임도 예의 주시할 대목이다. 신도리코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큐닉스컴퓨터가 도산함에 따라 큐닉스가 차지한 레이저프린터 부문의 시장을 노리면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초 조직변경을 통해 대리점 및 서비스지원을 대폭 강화하면서 A3용 고성능 컬러레이저프린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롯데캐논도 올해 고성능 레이저프린터사업에 진출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프린터업체들의 발빠른 행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는 IMF한파로 인해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한 프린터 대리점들의 잇따른 부도로 업체들간 신규 판매점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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