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 사업자 "환율에 운다"

지난해 사업자 선정이 완료된 정부, 공공기관의 각종 지리정보시스템(GIS) 프로젝트가 시작도 하기전에 환율상승에 따른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가격앙등의 불똥을 맞고 있다.

국립지리원의 수치지도관리시스템 구축사업, 한국토지공사의 토지종합관리시스템 장비공급, 서울시도시정보시스템(UIS), 한국가스공사의 가스관리시스템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 사업자나 관련장비 공급업체들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외환위기로 여기된 외산 HW, SW 구매가격의 폭등으로 계약이행의 지연사태가 잇따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효성데이타시스템,포스데이타,현대정보기술,삼성SDS등이 각각 사업자로 참여중인 이같은 사업들은 대부분 지난해 11월말에서 12월초에 계약이 이뤄져 환율폭등 사태와는 거의 무관한상황에서 이뤄진 프로젝트이다.

상황은 계약체결 이후 급반전됐다.미화 1달러당 환율이 9백원에서 1천7백∼ 1천8백원대까지 상승한 것이다.더욱이 대부분의 SI업체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덤핑성 수주를 했기때문에 환율이 안정되더라도 예상 적자폭이 당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따라서 이들 업체는 일반적으로 3개월로 정해진 법정조달이행 기간내에 환율이 안정되지않는 한,계약 공급예정가의 50%이상의 환차손을 그대로 덮어쓰게 될 입장이다.SI업계가 예상하고 있는 미화1달러에 대한 환율의 최대 저항선은 1천3백원에서 1천4백원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토지공사의 토지종합관리시스템 장비공급자로 선정된 포스데이타는 계약당시 달러당 환율 인상의 상한선을 1천3백원까지로 설정해 놓고 계약을 체결했으나 가파른 원화상승에 따른 환차손에 부담을 느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 있다.고환율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덤핑성 낙찰에 대한 손해에다 환차손까지 덮어써야 할 입장에 처했다.

서울시 도시정보시스템(UIS) 구축사업자로 선정돼 올해부터 1년간 중구청 대상의 GIS사업에 나서기로 한 현대정보기술(HIT)의 경우 환율에 대한 상한선을 1천4백원선으로 보고 있으나 하드웨어공급업체의 서버 발주중단으로 PC만을 공급키로 해놓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가스공사의 가스배관망관리시스템 구축사업권을 따낸 삼성SDS의 경우는 GIS툴 공급사인 인터그래프코리아의 GIS툴인 「프레임」에 대한 가격 산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단순히 환차손만 뒤집어 쓰게 될 위기에 처한 SI업체는 환율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 볼수도 있지만 조달청의 「조달연기 요청」공문에 부응할 수도 없고 계약을 이행할수도 없는 업체도 발생하고 있다. 할

조달청은 최근 국립지리원의 수치지도종합관리시스템 구축사업자로 선정된 효성데이타시스템(HDS)에 3개월인 법정 조달기간의 이행을 연장할 의사를 전했다.더우기 조달청은 언제까지 연장하겠다는 것도 분명히 하지않은 채,막연하게 HDS측에 공문상으로 「장비공급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어 효성측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당초 조달청은 수치지도관리시스템 프로젝트에 필요한 장비구매를 월 18%의 법정 이율에 따른 리스방식으로 확보키로 했다.그러나 이 장비공급을 위한 리스업체의 응찰이 없자 무기한장비구매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IMF시대의 외환위기에 따른 제반상황은 이처럼 국가 및 공공기관 대상의 시스템통합성 프로젝트를 어쩔 수 없이 지연 또는 순연시킬 위기로 낳으면서 부작용이 파급될 전망이다.

그러나 GIS업계의 관계자들은 당면한 환차손 위기보다도 향후 전개될 문제에 더욱 신경을곤두세우고 있다.한 관계자는 『정부의 GIS관련 예산집행이 오는 2월까지 동결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그나마 있는 예산마저 축소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GIS업계는 기존의 덤핑성 프로젝트와 고환율사태에 따른 장비구매의 어려움 및 손실이라는어려움 외에 관련예산 동결사태로 인한 사업위축이라는 설상가상의 사태까지 맞고 있는 것이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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