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PC업계의 판도는 어떻게 변화될까.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PC업체들이 연초부터 판매위축과 원가부담 가중,부품수급난등 이중삼중고에 시달리면서 금년도 시장판도에 적지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는 우선 4년 연속 PC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될 것인가,지난해말 보장형 PC로 선풍을 몰고온 삼보컴퓨터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그리고 브랜드이미지를 높이는데 일단 성공한 LG IBM이 얼마나 부상할 것인가등 올해 PC업계의 희비를 가늠할 갖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특히 IMF한파와 맞물려 사업구조나 경영시스템의 안정성 여부에 따라 PC업체들의 생존까지 이슈로 대두될 전망이다.
이중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삼성전자의 수성과 삼보컴퓨터의 추격.
지난해의 경우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한층 더 확대하면서 삼보컴퓨터와의 격차를 벌려놓았다.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지난 94년 시장점유율 22.1%로 1위를 차지한 이후 해마다시장점유율을 늘여 지난해에는 36%에 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특히 노트북PC 시장점유율은무려 54% 수준에 이르렀다고 삼성전자는 밝히고 있다.
경쟁사들도 삼성전자의 국내 PC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4% 이상에 이르렀다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이에따라 삼성전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내 PC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4분기에 6.6%를 차지해 IBM,컴팩에 이어 3위로 올라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분석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삼보컴퓨터가 보장형PC를 내놓으면서 시장상황은 아주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다.삼보컴퓨터는 이 보장형 PC의 판매가 2개월간 4만대를 돌파하는 등 올해 PC시장판도를 변화시킬 기대주로 꼽고 있다.이대로 간다면 상반기중에 데스크톱 PC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바싹 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까지 주저하지 않고 있다.또 삼보컴퓨터측은 당분간 이 보장형 PC를 무너뜨릴만한 제품(마케팅)이 나오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올 PC시장의 변화는 삼보컴퓨터의 보장형PC가 앞으로 삼성전자의 PC시장 독주에얼마만큼 제동을 걸수 있는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그리고 환율급등으로 요즘 PC업체들이 겪고 있는 부품수급난이 적지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보컴퓨터의 경우 우선 모니터 확보문제로 고심중이다.현재 보장형 PC의 주문량을 제대로 맞춰주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도 이 모니터 부족때문이다.더우기 국내 모니터업체들이 내수공급보다는 수출에 주력함으로써 원화환율이 조속히 안정되지않을 경우,삼성전자 추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삼보컴퓨터는 또 삼성전자와는 달리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CD롬 드라이브,메모리 등을 외부에서 조달해야만 하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다.그러나 주기판을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마이크로프로세서 최대 공급업체인 인텔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중앙처리장치(CPU) 확보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비롯해 HDD,CD롬 드라이브 등을 자체 생산하고 있는데다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FDD)도 그룹계열사인 삼성전기로부터 쉽게 조달할 수 있는 등 부품수급구조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LG IBM의 부상여부도 올해 커다란 관심사다.지난해 「LG」에서 「LGIBM」이라는 브랜드로 전환해 목표했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하고 있는 LG IBM은 올해 새사령탑을맞아 대대적인 공세를 계획하고 있다.LG전자가 전담하고 있는 데스크톱 PC의 생산구조 측면에서도 웬만한 부품을 자체 생산 또는 그룹계열사로부터 어렵지않게 조달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와함께 현대전자와 미국 컴팩컴퓨터의 전략적 제휴도 올해 PC시장의 판도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이들 두회사의 전략적 제휴가 조만간 성사될 경우 삼성전자,삼보컴퓨터,LG IBM,대우통신,세진컴퓨터 등 국내 PC시장을 이끌어오고 있는 업체중에서맨꼴찌를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PC시장의 변화요소중 하나로 외산제품과 중소조립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특히 중소조립 제품은 지난해 하반기에 뉴텍컴퓨터,큐닉스컴퓨터등을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거나 부도남으로써 지난해까지만 해도두자수를 유지해온 시장점유율이 올해에는 한자리수로 내려앉을 전망이다.외산 PC도 원화환율상승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국산제품보다 값이 더 올라 실판매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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