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설탕을 구할 수 없어 일부 자동판매기는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나름대로 현금을 총동원해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인상을 노린 사재기가 성행해 원재료 구득난이 쉽게 해소될 것같지 않습니다.』
최근 만난 한 자판기 운영업자는 앞으로 커피자판기 운영을 해야할 지 말아야 할 지 걱정이라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커피자판기 운영업자(OP)가 이처럼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 역시 환율탓이다. 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상승으로 전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커피 및 설탕 가격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재료값은 대폭 오른 반면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커피값은 그대로여서 채산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이미 설탕은 지난달 11%가량 인상됐으며 커피는 이달 20일을 전후로 동서식품, 네슬레 등이 12.7%를 올렸다. 특히 커피업계는 올해 모두 4차례의 가격인상을 단행, 연초에 비해 가격을 40∼45% 올렸으며 제당업계도 설탕을 이달말께 28%가량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보여 역시 연초대비 40%이상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커피업계와 제당업계는 내년에 환율이 1천2백∼1천3백원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한차례 더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커피자판기의 필수품인 종이컵의 가격도 조만간 2배 가량 오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커피와 설탕 가격이 이미 오른 데 이어 추가로 인상될 조짐을 보이자 사재기도 성행하고 있다. 커피, 설탕 가격이 오른후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금거래를 할 수 있는 업체는 그래도 다행히 소량이나마 공급받고 있다.
재료값의 인상이 계속됨에 따라 자판기 커피값의 인상도 뒤따를 전망이다.
전국에 1천5백여대의 커피자판기를 운영하는 페리칸의 김선제 사장은 『현금을 미리 주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재료 인상분을 커피값에 반영해야 할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잇따른 재료가격 인상으로 커피 한잔에 18원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OP가 책정하고 있는 커피자판기의 커피값은 잔당 1백50원에서 3백원 사이. 1백50원이면 재료비와 장소임대비 등을 감안하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커피자판기를 대단위로 운영하는 보광, 페리칸, 홍익회 등 OP들은 지난 23일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 주관으로 협회관계자와 LG산전, 삼성전자 등 자판기 제조업체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가격인상 요인을 커피값에 반영해 내년초부터 자판기 커피값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내년부터 1백원대 자판기 커피가 사라지고 장소에 따라 커피값은 잔당 3백∼4백원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박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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