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망 사업자 선정 2년째 표류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에 민간자본을 유치할 목적으로 지난해 초 마련된 초고속망사업자 승인제도가 2년째 표류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7월 공단이나 수출자유지역, 공항, 항만 등 특정지역에서 고도화한 종합정보통신사업을 수행할 초고속망사업자 승인제도 시안을 마련하고 의견수렴 및 업체대상 설명회, 신청서 접수와 심사 등을 거쳐 10월까지 초고속망사업자를 승인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직까지 설명회는 물론 후속일정을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제정된 정보화촉진기본법에 근거한 초고속망사업자 승인제도는 정부가 당초 예정했던 지난해 7월에 시행을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사실상 또다시 미룸으로써 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통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내부토론 중』이라면서 『핵심은 초고속망사업자에게 시내전화사업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라고 밝혀 초고속망사업 승인제도를 정부가 확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정부가 초고속망사업 승인제도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 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예상보다 적은 데다 신규통신사업자의 대폭 증가로 초고속망사업자 승인 필요성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이처럼 초고속망사업 승인에 대한 후속일정을 계속 지연시킴에 따라 초고속망사업을 추진해 온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7월 발표된 수정 시안을 토대로 현재 초고속망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4~5개사 정도』라고 전하고 『정부가 벌써 2년째 제도시행을 미루고 있어 사업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업계는 또한 정부의 수정시안이 시내전화사업 허용 여부를 포함해 유권해석이 필요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보고 정부가 하루 빨리 시행안을 확정하고 업체대상 설명회를 개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초고속망사업자 승인제도는 공단, 항만 등 2백29개의 특정지역에서 상향 64kbps, 하향 2Mbps 이상의 전송속도를 갖는 통신망을 구축, 전기통신사업법상의 통신사업과 종합유선방송법상의 전송망사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