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시장 "침체 늪" 장기화

컴퓨터업계의 영업담당 임원들이 최근 잇따라 퇴진해,그 배경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있다.특히 이번에 물러나는 영업 담당책임자들 대부분이 그동안 컴퓨터관련업계에서 나름대로 활발한 영업활동을 펼쳐오면서 해당업체 성장의 견인차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퇴진은 앞으로 국내 컴퓨터관련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키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컴퓨터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업담당 임원들의 직접적인 퇴진 원인으로는 컴퓨터시장의 장기간 침체로 사업이 크게 부진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이들 중 가장 관심의 초점이된인물은 한국HP의 김두수 전무.그는 한국HP의 컴퓨터및 주변기기사업부(CPSD)의 영업총괄책임자로 11년간 활동하면서 매출을 연평균 1백% 이상 신장시키며 한국HP를 업계 1위의 자리로 끌어올려 이 분야에서는 거의 입지적인 인물로 꼽혔다.그러던 그가 지난 9월30일자로 전격 해임되면서 영업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 것.

그의 퇴진에 대해 컴퓨터업계에서는 우선 지난해를 기점으로 CPSD의 고속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성장율이 30%선으로 급격히 떨어진 데에 따른 인책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한편으로는 김전무가 올들어 크게 위축되고 있는 CPSD의 영업활성화를 위해 영업활동비를 과다하게 사용한 것이 퇴진의 이유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한국HP는 김전무가 퇴진함에 따라 후임자로 컴퓨터시스템사업본부(CSO)내 삼성그룹 영업담당 상무인 유원식씨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전무 퇴진에 따른 여파로 한국HP의 영업정책은 지금까지의 공격적인 외형확대 위주의 영업전략에서 당분간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바뀌지 않겠느냐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현대전자와의 제휴설로 컴퓨터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한국컴팩에서도 최근 영업총괄책임자가 물러났다.한국컴팩의 PC 및 PC서버사업의 영업을 총괄해오던 서동식상무가 10월 1일자로 퇴임해,한국컴팩 영업방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컴팩측은 서상무의 퇴진이 개인적인 문제라고 밝히고 있지만 외부에서는 PC 및 PC서버 사업에서의 부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컴팩의 경우 지난 91년한국에 진출한 이후 국내 PC서버 시장을 완전 장악하면서 연평균 60∼70%의 고성장세를 지속해왔다.그러나 올들어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위축과 함께 삼성전자 등 국내 컴퓨터업체들이한국컴팩의 아성이었던 PC서버시장에 대거 진출,시장점유율을 크게 잠식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컴팩은 법인 설립이후 처음으로 올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LG전자와 IBM과의 제휴로 야심적으로 출범한 LGIBM도 오는 11월 창립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영업등을 담당해 온 일부 임원을 친정인 한국IBM과 LG전자로 각각 복귀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LGIBM측은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이 영업정책의 재조정을 통해 불필요한 투자를 방지하는 동시에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하지만 이번 인사는 지난해LGIBM 출범 이후 LG전자와 LGIBM, 한국IBM 등 3개의 유통채널을 활용하면서 각 유통채널간 불협화음으로 영업활동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영업정책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 3개 업체에 앞서 삼보컴퓨터가 정 철 전 휴먼컴퓨터사장을 국내 영업담당 총책임자로영입했으며,대우통신도 PC영업담당 임원을 전격 교체했다.

따라서 새로 포진한 영업사령탑들이 「경기침체로 인한 매출부진」이라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하고,앞으로 어떤 영업정책을 전개해 나갈 것인지 최근 컴퓨터업계의 시선이 온통 여기에 쏠려있다.

<양승욱,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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