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1천만대 시대가 열렸다.
1.29가구당 1대, 국민 4.5명당 1대꼴로 자동차를 보유하는 본격적인 자동차 대중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지난 62년 불을 지핀 국내 자동차산업이 23년만인 85년 보유대수 1백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92년에는 5백만대를 돌파, 97년 7월 1천만대를 돌파하는 등 40년도 채 안된 짧은 기간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하고 반도체 등 전자산업과 함께 국가 기간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시발점은 62년 1월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새나라자동차공업이 설립되면서부터다.
분해부품조립(KD) 생산에 그치던 국내 자동차산업이 양산체제를 구축한 것은 국산 고유모델 개발에 나선 70년대로 특히 현대자동차가 76년 2월 출시한 소형승용차 포니는 단숨에 승용차시장을 석권하고 국내 최초로 완성차 수출을 기록하는 등 성장기를 맞았다.
그후 80년대 중반까지 수출기반을 확립한 국내 자동차산업은 87년에는 수출 50만대를 돌파했고 이에 힘입어 자동차 생산량도 급증, 88년에는 연간 생산량이 1백만대를 돌파했다. 이를 토대로 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대국으로 도약했고 해외생산거점도 본격 구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음이 있으면 양이 있듯 욱일승천하던 국내 자동차산업도 최근에는 주춤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경쟁적인 시설투자 확대와 신규 사업자 참여로 지난해 70만대의 자동차가 과잉생산되고 이것이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맞물려 극심한 내수부진을 초래, 자동차업계의 구조조정론을 몰고 왔다. 또한 선진국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신개척시장을 놓고 국내업체끼리 과열경쟁을 펼쳐 중복투자를 야기하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
특히 산업측면에서 평가되는 밝은 면과는 달리 낮은 도로율과 교통문화 등은 또 다른 골칫거리를 만들었다. 자동차는 많은데 도로가 불충분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승용차 1대당 연평균 주행거리는 2만5천5백50㎞로 심한 교통체증을 유발, 물류비용을 증대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온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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