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PC업계, 대만산 주기판 채용 확산 우려

국산 PC에 채용되는 주기판이 대부분 대만산인 것으로 알려져 국산 PC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국산 주기판산업을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 행정전산망 및 교육전산망에 들어가는 PC의 경우 업계간 출혈경쟁으로 낙찰업체 대부분이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저가의 대만산 주기판의 채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대만산 주기판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PC메이커 중 자체 생산한 주기판을 채용하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 등 2개업체. 또 대우통신이 최근 가정용 및 기업용 PC에는 자사 주기판을 채용하고 있지만 교육전산망에 들어가는 PC에는 대만산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업체 외에 LGIBM과 현대전자 등 대형업체를 비롯, 나머지 중견 및 중소 PC전문업체들은 거의 대부분 대만산 주기판을 구입,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PC업체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대만산 주기판은 MIS, 엘리트, 체인테크 등 대부분 중저가제품들.

이처럼 국내 PC업체들이 대만산 주기판을 적극 채용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가격문제를 꼽을 수 있다.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이 비싼 국산 보다는 가격이 저렴한 대만산을 사용,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국산 주기판의 가격이 대만산에 비해 평균 2030%에서 많게는 50% 정도 비싸다는 것. 따라서 출혈공급이 불가피한 행전전산망이나 교육전산망에는 이들 저가의 대만산 주기판을 채용할 수 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 국산 PC에 대만산 주기판의 채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가격이 저렴한 만큼 제품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 하는 것. 주기판을 자체 생산하고 있는 한 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사용자들 대부분이 PC를 워드프로세서나 PC통신 등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품질상 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중견전문업체들의 초저가 PC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주변환경의 변화로 멀티미디어의 활용이 크게 늘고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화 되면 저가의 부품을 사용한 제품의 경우 계속되는 버그 및 시스템다운 현상이 나타날 수 도 있다는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국산 PC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국산 주기판의 사용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삼보컴퓨터와 대우통신 등은 그동안 자가물량 및 수출 위주의 주기판사업에서 탈피, 대만산 주기판이 장악하고 있는 내수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어 국산 주기판업계의 공세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국내 주기판업체들은 우선 대만산과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출물량을 기반으로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절감과 함께 아예 표준형의 주기판 만을 생산, 각 메이커들별로 차별화되는데 따른 생산공정의 복잡성을 단순화시켜 생산성을 향상시켜 나간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또 국내 PC업체들을 대상으로한 OEM사업 외에 전자상가 등 유통상가를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해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국산주기판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내 PC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국산인 상황에서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국산 주기판의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주기판을 비롯한 국산부품의 채용을 확대해 제품경쟁력은 물론 PC 관련산업의 육성을 도모해야 한다는게 국내 PC업체들이 풀어야할 또다른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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