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벤처기업 육성과 교육

남서울대 최성교수

정부가 최근 『기술, 지식 집약적인 벤처기업이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구조로 이행토록 적극적인 육성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벤처기업은 중소기업으로서 소규모 자본과 기술집약형 사업으로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매출액과 당기 순이익 면에서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는 기업이다. 한마디로 기술로 살고, 기술로 죽는 젊은 기업이다. 여기에 창업 연수가 짧고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지닌 젊은 경영자에 의해 운용되며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독립 중소기업이란 점도 벤처기업의 특징이다.

벤처기업의 성장배경으로는 세계경제가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으로 이행해가고 있음을 들 수 있다. 주요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대기업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환경 변화와 기술혁신에 빠르게 적응해 상품화할 수 있는 순발력과 기업가 정신을 갖춘 벤처기업들이 탄탄하게 포진하고 있어야 국가경제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앞서 기술을 개발한 선진국이 기술 이전에 인색하고, 기술을 넘겨주더라도 핵심기술은 제외하는 경우가 많아 후진국의 기술종속이 심화되는 것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와 같은 개발도상국가야말로 경쟁력 있는 기술축적의 첨병인 벤처기업 육성을 적극 시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것은, 한국인들의 교육수준이 높은 데다 일본인들과는 달리 개인 창의력이 풍부하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 전자, 컴퓨터, 정보통신 등 첨단분야에 「미친」 젊은이들이 유난히 많다는 사실도 세계시장을 석권할 신출귀몰한 사업 아이디어 출현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벤처기업 활성화에 적극적이라지만 제도와 여건이 완비된 것은 결코 아니다. 대기업 월급쟁이만 좋은 일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벤처창업은 더욱 위대한 일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조시켜야 한다.

국내산업 부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첫째, 대기업에서는 과거 구호로만 외치던 리엔지니어링을 본격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리엔지니어링을 인사 조직도에서 몇 사람 명퇴 조퇴시키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업경영자들이 많은 데 이것은 잘못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사내 기업가를 양성하도록 유도해야 하며, 처음부터 완전하게 바꾸는 것이 리엔지니어링의 핵심이다. 둘째, 기술벤처기업의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서 대학의 교육과정부터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 현재 많은 대학의 교육과정은 대기업 사원양성 프로그램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다. 하다못해 경영학과에서 중소기업론을 가르치는 대학이 전국에 30여 대학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공대 학생들에게 벤처창업론을 수강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기업가 정신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지금이라도 모두의 노력으로 다시 생각을 고쳐야 한다. 이 땅의 대학생들이 원대한 꿈을 가꿀 수 있도록 벤처기업이 육성되도록 해야 한다. 젊은 학생들이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했을 때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이 앞 다투어 창의적인 도전의욕과 벤처마인드를 창출할 수 있도록 건강한 사회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지금 우리 모두가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벤처마인드를 갖게하는 기본적인 교육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