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GS제록스 잉크젯프린터 양산 의미

LG전자와 미국 제록스 합작사인 GS제록스가 이달부터 잉크젯 프린터를 본격 양산하고 나서 국내 잉크젯 프린터 시장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조짐이다.

GS제록스는 올초부터 제품 시험 생산에 착수, 지난 3월에만 5천대의 제품을 생산했고 이달부터는 본격 양산에 돌입해 총 2만3천대의 컬러 잉크젯 프린터를 생산할 예정이다. GS제록스는 생산물량을 꾸준히 늘려나가 오는 6월에는 월 생산량을 10만대 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GS제록스가 본격 양산체제에 돌입함에 따라 관련업계는 한국휴렛팩커드와 삼보컴퓨터, 삼성전자가 주도권 싸움을 벌여온 국내 잉크젯프린터 시장 판도가 전면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프린터 업계가 GS제록스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 회사가 미국 제록스사로부터 핵심기술을 모두 전수받고 부품을 직수입해 사실상 제록스사의 생산거점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

업계는 특히 GS제록스가 자체 생산라인 없이 LG전자를 통해 생산하고 있고 제록스 자회사로 분류돼 막대한 금액의 기술특허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기 때문에 최첨단 잉크젯프린터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IBM과 공동출자해 설립한 PC전문회사 LG-IBM의 성공사례도 프린터 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는 주요인이다.

LG-IBM은 국내 5대 PC메이커이자 3대 가전메이커인 LG전자의 브랜드 지명도와 세계 최대의 컴퓨터메이커인 IBM의 브랜드가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설립후 6개월만에 PC판매량이 급신장하는데 성공했고 최근에는 2위업체인 삼보컴퓨터를 바짝 위협하고 있는 상태다.

잉크젯 프린터 업체들은 GS제록스가 LG-IBM과 매우 비슷한 형태로 설립된데다 브랜드 지명도가 매우 높고 LG는 생산설비를, 제록스는 프린터 핵심부품 및 첨단기술을 각각 제공해 제품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함께 GS제록스가 하반기부터 대량생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국내 프린터 업체들이 부담을 느끼는 이유다.

GS제록스는 LG전자 평택공장내 프린터 생산라인을 활용해 이달부터 2~3만대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며 하반기부터는 월 10만대 이상을 양산해 국내 수요는 물론 미국 제록스에 OEM 형태로 수출한다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GS제록스는 또 LG전자와 제록스에 프린터를 OEM으로 공급하는 것 이외에 LG-IBM에도 고성능 잉크젯 제품을 OEM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시장 점유율이 당초 기대하는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GS제록스는 LG전자와 제록스의 합작사란 지명도 이외에도 LG전자의 판매망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고 LG-IBM 등 주요 OEM공급선을 손쉽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잉크젯프린터 업계의 시장판도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며 『그러나 법인설립후 6개월 이상 제품 양산을 미룬데다 제품 라인업도 아직 갖추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GS제록스의 순항을 점치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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