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맨홀 속에서 솟구치는 불길 위로 무지개가 걸렸다.
소방수들이 불길 위로 뿌려대는 물이 서쪽 하늘에 걸린 태양 빛으로 무지개를 그려내고 있었다.
독수리와 사내는 그 무지개를 따라 환상 여행을 계속했다. 뱀도 함께였다.
빨주노초파남보.
사내를 등에 태우고 뱀을 목에 휘휘 감은 독수리가 무지개 빛 공간을 넘나들며 비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비극.
뱀이 사내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혀를 날름거리며 비극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비극이다. 하지만 더 들어 보라.
당시 조로아스터가 취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단 두 개, 선과 악 뿐이었다. 당시의 신자들은 조로아스터의 기준으로 볼 때 선보다는 악에 익숙해져 있었다. 사람들은 농사짓는 것을 싫어했다. 떠돌아다니며 약탈하고 농토를 짓밟는 것을 즐겨했다. 그것이 악이 아니라도 좋다. 조로아스터에게는 동조자가 필요했다. 따라서 선을 택했다. 그리고 그들에 대하여 이야기했을 뿐이다.
그때문에 조로아스터는 농사짓는 행위 자체를 신성시했다. 농부가 아닌 사람은 그가 아무리 성실하다 해도 마즈다 앞에 설자리가 없다고 노래했다.
『거짓 영 앙그라 마이니우는 항상 농사일을 방해하느라 분주하다.
데바, 그 거짓말쟁이는 언제나 의로움을 따르는 이들의 가축을 치는 것을 방해한다.』
가축을 제물로 바치는 것이 한계에 달한 시기에 조로아스터의 농경 찬양과 피의 제사의 지양은 당시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떠돌아다니는 유목민들은 가축을 살해하여 그 붉은 피를 데바에게 드리면서 그들의 침략을 도와달라고 빌었다. 제사를 마치면 어김없이 논밭을 짓밟고 작물을 못 쓰게 만들면서 살육을 일삼았다
데바.
사내는 검은 연기 위로 잠깐씩 걸리곤 하는 무지개를 바라보며 뱀에게 외쳤다.
『그렇다면 데바는 무엇인가? 약탈하고 짓밟고 살육을 일삼는 데바는 무엇인가? 그것은 힘이지 않는가? 조로아스터는 그 힘을 두려워 한 것이 아니었나?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그 힘을 악으로 규정지은 것이 아니었나?』 뱀이 사내의 말을 끊었다.
『서두르지 마라. 아직 비극에 대하여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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