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인철 삼성전자 체코 지점장

『체코의 정보통신기기 시장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것은 결국 동유럽 지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미입니다』

사회주의의 냄새가 채 가시기 전인 지난 92년 2월 홀홀단신으로 프라하 땅을 밟아 체코 전자, 정보통신 기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메이저 업체로 성장시킨 정인철 삼성전자 체코 지점장은 체코 시장이 가전제품에서 정보통신제품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지점장은 지난해 독일 지멘스,프랑스의 알카텔등 세계 유수의 통신업체 21개사가 참가한 체코의 광케이블 입찰에서 미국의 AT&T와 함께 공급권을 따낸 주역이기도 하다.

『체코의 연간 TV 수요는 26만대인 반면 컴퓨터 모니터 수요는 20만대 정도로 상대적으로 모니터 수요가 많은 편입니다. 그만큼 정보화 진전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체코 지점의 올해 매출 목표는 광케이블 분야에서 2천4백만 달러,모니터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기 분야에서 2천만달러,가전 분야에서 1천2백만달러등 총 5천6백만달러 정도이다.

『체코에서 삼성전자가 일본이나 유럽업체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선발업체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품질경쟁력의 우위와 함께 철저한 성실함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광케이블 공급권을 따낸 이후 납기를 맞추기 위해 초기 물량을 공급가격에 버금가는 비용을 들여 비행기로 공수하는 「성의」를 보여준 것이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다음달 출시예정인 유럽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인 GSM 단말기 분야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다소 시장 진입이 늦기는 했지만 그동안 쌓아온 삼성전자의 이미지라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합니다』

정 지점장은 특히 체코 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중인 통신망 현대화 사업에 광케이블을 비롯한 대형 통신시설 공급을 적극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미 광케이블 공급을 통해 통신장비 분야에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이같은 경험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교환기나 전송시설등 통신장비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 지점장은 특히 동유럽 국가들의 상당수가 시내망 고도화를 위해 기존의 유선망보다 투자비가 적으면서도 빠른 시간안에 망 구축을 할 수 있는 무선가입자망(WLL)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현재 독일의 지멘스사와 공동으로 개발중인 광대역 코드분할방식(W-CDMA)의 WLL에 대한 마케팅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프라하=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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