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기기판매 15개업체 어음사기에 피해

정보통신기기 판매업체들이 대규모 어음사기사건에 휘말려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라통신.범호전자.시그널정보통신 등 정보통신기기 판매업체 15개사는 최근 일진정보통신.금관실업 등이 제품을 공급받아 싸게 판매하고 판매대금으로 낸 어음을 고의적으로 부도를 내는 등 피해가 적지 않다며 이들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 지방검찰청 동부지원에 제출했다.

고소업체들은 소장을 통해 집단사기범들이 지난해 6월부터 부도어음을 발행하는 수법으로 총 15개 업체에 10억여원 이상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까지 윤곽이 드러난 사기단의 인원과 피해액만 집계한 것으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피해사례를 합치면 용산 전자상가 업체를 중심으로 정보통신기기 판매업체들의 피해건수와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 판매업체에 대한 사기단의 어음사기수법은 영업실적이 전무한 개인회사나 법인을 인수해 유령기업을 설립, 허위대표를 내세워 은행에 당좌를 개설하고 어음으로 물품을 구입한 후 고의로 부도를 내고 잠적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서울이동통신의 대리점인 온누리이동통신은 10월 말께 이모.김모씨가 공동사장으로 있는 "일진정보통신"이라는 회사에 2천6백40만원 상당의 노바통신기기의 스카이벨 무선호출기 4백89개를 납품했으나, 일진정보는 용산 전자상가의 한 업체에 이들 제품을 시가의 50%선에 덤핑판매하고 물품으로 지급한 어음을 부도내고 자취를 감춰버렸다.

삼라통신도 일진정보통신에 노바통신기기의 무선호출기 6백70개를 공급했다가 어음부도로 물품대금 3천4백60만원을 받지 못해 현재 서울 지방검찰청 동부지원에 이들을 대상으로 고소장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을미텔레컴는 일진정보통신과 김모씨가 사장으로 있는 금관실업에 각각 6천6백3만원과 6천만원어치의 정보통신기기를 공급하고 물품대금으로 어음을 받았으나 어음지급 기일전에 부도가 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서로인터내쇼날도 일진정보통신에 휴대전화 60대를 공급하고 제품값 가운데 1천만원만 받고 나머지 1천7백여만원을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범호전자는 지난해말 "참샘통상"이라는 회사에 삼성 노트북컴퓨터 등을 6천48만원어치 상당 납품하고도 제품대금으로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나 이를 동부지원에 고소해놓고 있다.

정보통신기기 판매업체들은 특히 참샘통상을 비롯해 일진정보통신.금관실업등의 피고소인들이 대부분 같은 인물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조직적인 어음사기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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