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가 급속히 도래하고 있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기업업무에서도 PC를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특히 국가 기간전산망 구축으로 정부의 모든 행정업무는 PC를 통해서 과거보다 원활히 이뤄져 국민의 편의를 한층 도모하고 있다. 정보화시대의 행정업무는 이제 PC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PC구매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잡음이 흘러나와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저가 낙찰로 덤핑공급을 유도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오히려 가중시키는가 하면 중소기업의 육성이라는 당초의 취지는 허물어지고 대기업만 살찌우는 공급방식을 채택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제3자 단가계약방식에서 일반 단가계약방식으로 바꾼 지 불과 4개월 만에 또다시 제3자 단가방식으로 납품방식을 환원조치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한마디로 행망PC 공급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조달청의 이와같은 입찰 부작용과 일관성 없는 정책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민간단체들이 행망PC입찰제도의 전면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물론 조달청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구매자는 통상적으로 적은 돈으로 양질의 제품을 대량구매하고 싶어하나 행망PC 대량공급을 위해 기업들이 출혈경쟁을 서로 전개해 왔고, 그 결과 여러가지 잡음이 발생했다는 말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제도적 차원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이다.
이 말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납품제도의 운영주체는 조달청인만큼 1차적인 책임은 조달청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게다가 올 하반기 PC납품방식을 또다시 제3자 단가계약방식으로 환원시킨 것은 정책부재의 표본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과거 시행됐던 수요기관의 조달물량을 조달청이 일괄구입해 이를 업체에 분배한다는 일반 단가방식은 시행 전부터 수요기관들의 반발이 예상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이 당시 이를 고집했던 것은 제3자 단가계약방식으로 납품을 실시함에 따라 수요기관들이 대기업 제품을 선호해 중소기업을 육성한다는 당초 취지에 어긋났던 것은 물론 중소기업들의 불만에 봉착했기 때문이었다.
조달청은 이번에 또다시 제3자 계약방식으로 전환한 것에 대해 일반 단가계약방식은 수요기관들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구매해 왔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가 대두됐고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수요기관의 편법구매가 성행해 이를 시정할 수밖에 없어 불가피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조달청은 불과 4개월 후의 일조차 예상하지 못했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아니면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으나 일반 단가방식으로 전환하기 이전의 시점에 국정감사와 맞물리자 중소기업의 비난화살을 피하기 위해 일단 납품방식을 전환한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
정책의 잘못으로 부작용이 야기돼 이를 조기에 개선하려는 취지에서 조달청이 이와같이 구매제도를 개선했다면 그 용기는 가상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잘못된 정책을 다시 고치는 것은 차선에 불과하며 처음부터 객관적이고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 일관성있게 시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잘못된 정책은 개인 또는 기업이, 더 나아가서는 국가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달청은 행망PC제도가 국내 PC산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왔고 또 앞으로 그 기여도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조달정책에 혼선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점검이 있어야 하겠다. 이번 사례를 거울삼아 정책 선택에 신중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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