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그룹, 자동차 사업 진출할까

LG산전 이종수 CU장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룹의 자동차사업 진출과관련한 아주 의미있는 얘기를 했다.

LG그룹에서 중공업분야에 가장 근접해 있는 LG산전 수장의 이날 발언은 받아들이기에 따라 『LG그룹의 자동차사업 진출이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마저 낳게 했다.

그룹차원에서 추진중인 차세대 자동차(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개발이 상당히 진척됐으며 국내 자동차 업체와의 공동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는 이날 이 CU장의 발언은 최근 LG그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공업부문 사업의본격화를 위해 자체 중공업공단 조성을 서두르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있는 것이어서 적어도 오는 2000년경에는 자동차사업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설이 유력하다.

과연 LG가 자동차사업에 진출할 것인가.

중공업군에 속하는 LG산전, LG기계, LG화학, LG하니웰 등 그룹계열사들의최근 움직임을 보면 대강의 답이 얻어진다.

LG산전의 경우 이미 산전연구소를 중심으로 지난 92년부터 정부가 추진중인 선도기술개발사업(G7)인 전기자동차 개발프로젝트에 참여, 총 7억여원을투입해 지난해 말 전기자동차의 엔진격인 50급의 인버터, 컨트롤러, 모터 등의 개발을 완료하고 기아자동차와 현재 전기자동차 개발을 위한 현장기술시험에 착수했다. LG산전측은 전기자동차 개발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소 관계자들이 아무 조건없이 자신들의 연구결과물을 현장시험하는것 이외에는 다른의미가 없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LG산전측은 자사가 개발한 인버터 등이 전장품의 하나라고 거듭 강조하고있지만 인버터, 모터, 컨트롤러 등은 가솔린 자동차의 엔진격에 해당하는 전기자동차의 핵심기술이다. 기아자동차는 전기자동차 개발과 관련해 미국 휴즈사와도 협의를 진행중이다.

또 LG기계 유환덕 사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LG그룹이 취약한 중공업분야의 집중적인 육성을 위해 늦어도 2002∼2003년까지 경기도 부곡인근에2천만평 규모로 그룹차원의 중공업공단을 조성하는 복안을 갖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LG기계는 다년간 트랙터 등 농기계부문에서 쌓은 엔진개발 경험을 축적하고 있어 언제든지 자동차 엔진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차체설계능력도 상당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LG전선 역시 올해 4월 가동에 들어간 경북 구미 인동공장에서 알루미늄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에어컨부품인 PFC튜브, 컨덴서튜브, 냉매튜브, 히트싱크, EVA튜브 등 자동차 관련부품을 본격 양산하기 시작했으며피스톤 로드 부품 등 특수 알루미늄을 이용한 차체개발 등에도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LG정밀은 자동차용 네비게이션시스템의 개발을 완료하는 등 전장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LG하니웰은 자동차용 와이어하네스와 각종센서류 등을 개발,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고 LG화학은 전기자동차용축전지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자동차관련 사업이 활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동차 경기를 반영한 신규사업 차원이며 자동차사업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룹회장이 기아자동차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음을 고려할때 최근 또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자동차사업 확정설은 그럴 듯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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