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채 삼성전자 DCS팀 수석연구원
삼성전자 산전개발실 제어그룹 문봉채 수석연구원(34)은 외국산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분산제어장치(DCS)시장에 「쓸만한 시스템」을 공급하기위해 7년째 이 분야에 매달리고 있는 잘 나가는 젊은이중의 하나다.
전력, 수처리, 소각로, 제철, 화학 등 산업전자 시스템의 핵심을 차지하고있는 DCS는 자동화를 필요로 하는 모든 제조공정의 제어에 필요한 시스템으로 기술, 시장 장벽이 매우 높아 외국 선진국들이 좀처럼 기술이전을 하지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따라서 국내 시장의 80%이상을 외국 제품이 차지할정도로 기술종속이 심한 분야 가운데 하나다.
그가 입사와 동시에 줄곧 이 분야의 국산화에 매달리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문 수석연구원의 첫 제품은 91년 개발, 서울화력발전소에 설치한 「SPACE2000」. 당시로서는 수요처나 공급자 모두 국산 첫 적용이라는 상당한 모험을걸었던 프로젝트이다.
개방형시스템을 베이스로 겁없이 덤빈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신뢰성측면에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성능을 향상시킨 「SPACE2100」을 한국전력기술원 시험연소로에 적용하는 등소각로, 공정제어, 화학플랜트제어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유닉스를 기반으로 한 이 시스템은 OODB(객체지향형데이타베이스)와 멀티미디어기능, Mini MAP, 이더넷 등 국제표준규격을 채용해 異기종과의 완벽한호환성을 갖고 있으며 최대 32스테이션, 8천2백여점의 입출력점을 제어할 수있는 기종이다.
문 수석은 현재 제어개발실의 20여명을 이끌고 수처리시스템 등에 적용할수 있는 중형급 DCS인 「SPACE3000」의 개발을 올해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그의 팀은 기존 「SPACE2100」에 시퀀스컨트롤, TM/TC접속, 광통신 기능을새로 추가하고 통신속도 1백Mbps를 수용할 수 있도록 실시간 네트워크의 성능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그는 이 시스템 개발로 실시간 처리기술은 물론 필드버스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RTOS운영에 관한 기술, HDD의 SCSI에 의한 이중화기술을 독자적으로 할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수석연구원은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내년부터는 자사 국산모델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SPACE5000」의 개발에 착수, 98년말 선보일 방침이다.
서울대 계측제어공학과를 나와 91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그는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국산제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가 시급하나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회사를 떠나 노하우 축적이 어려웠다』며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러한 노력과 투자가 이제 시작되고 있는 만큼 국산 제품이 외국제품과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테니스에 상당한 실력이 있는 그는 무턱대고 땀흘리는 일반운동과 달리 「머리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골프에도 관심을 가져 볼 작정이다.
<정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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