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식 현대정공기술연 선임연구원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그것은 기술력이 뒷받침됐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내실이 없다면 오히려 그 업체의 신뢰도는 더욱떨어지게 마련이죠.』
연구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오로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현대정공 공작기계연구부 이경식 선임연구원은 공작기계의 핵심부품인 컴퓨터 수치제어(CNC) 컨트롤러 개발에 「푹 빠져 있는」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을 만한 이 분야 전문가다.
대학때부터 CNC 컨트롤러 국산화에 관심을 기울인 이 연구원은 한양대 전기공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자동제어중 로보틱스분야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은 88년 효성중공업 기술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입사하면서 CNC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이 회사에서 자동 커팅머신용 CNC 컨트롤러의 소프트웨어와 자동화기기 중에서도 무인반송차(AGV) 운용시스템 개발에 참여하면서 본격 공작기계용 CNC컨트롤러 개발의 꿈을 키워 왔으나 회사의 여건상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러던 중 93년 말 현대정공 기술연구소 내에 공작기계사업부가 신설된 것을 계기로 CNC 개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94년 1월 지금의 회사로 옮긴 후공작기계용 CNC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 회사에서의 개발 초창기만 해도 CNC기술을 가르쳐 줄 만한 곳이 아무데도 없는 데다 외국업체들도 이 분야 만큼은 기술공개를 철저히 꺼려 수많은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이연구원은 갖은 노력끝에 지난해 2축제어 선반용 CNC 컨트롤러인 「하이트롤 알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이어 그래픽 시뮬레이션기능이 탁월한 「하이트롤 감마」, 개방형 구조를 채택한 「하이트롤 킹」, 교육용 컨트롤러인 「하이트롤 E1」 및 올초공작기계전시회에 처음 처음 선보인 「하이트롤 듀오」 등 CNC 컨트롤러의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하는 등 이제야 어느정도 개발에 물이 오르고 있다는게 주위의 평.
「바르고 정직하게 살자」를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이 연구원은 이같은 생활신조를 제품개발에도 그대로 적용, 사내에서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적당히 넘어가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원칙주의자로 통하기도 한다.
이 연구원은 향후 고정도가공이 가능한 초정밀 CNC와 유연생산시스템(FMS), 컴퓨터 통합생산(CIM) 등 공작기계를 비롯한 자동화기기의 시스템화에도관심이 많다.
이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중기거점과제로 진행되고 있는 CNC 컨트롤러공동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핵심기술을 여러 회사가 공유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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