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숙 동아엑스선 책임연구원
『싼게 비지떡이 아니겠느냐는 고루한 사고방식에 젖어 비싼 외국 의료기기가 무조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료인이 의외로 많은데 실상 비싸다고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의료기기를 구입할 때는 반드시 「가격대비 성능」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선숙 동아엑스선기계 책임연구원(37)은 요즘 애가 탄다. 자신도 강단에서 GE·지멘스·필립스 등 외국 업체의 제품으로 실험실습을 할때는 외국제품이 우수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으나 우연한 기회에 국산 의료장비를 사용해 본 이후 성능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매우 놀랐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산제품의 우수성을 누누히 강조하지만 아직도 많은 의료인들이필요 이상의 기능을 갖고 있는 외국제품을 무조건 선호, 어려운 여건 속에서탄생한 질 좋은 국산 의료기기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이 상당히 안따깝다고 하소연 한다.
지난 81년 고려대 방사선과를 졸업하고 93년 동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인천보건전문대(현 인산전문대) 겸임교수와 동남보건전문대,신흥전문대에서 강사로 활동하면서 방사선 분야의 「화상정보기술학」과 「촬영기술실험」을 미래의 방사선사들에게 가르켜 온 이 연구원은 원래는 학계에 남아 있기를 원했다.
그러나 은사이던 허준교수가 은퇴하면서 이 연구소의 소장으로 부임한 것을 계기로 지난 93년 30년 역사를 지닌 국내 최대 방사선 전문업체 동아엑스선기계 부설 「방사선 기술연구소」의 책임연구원(부장급)으로 부임, 줄곧방사선 촬영 및 화상기술과 기기의 성능평가시험에 전념해 왔으며 이론과 실무를 갖춘 국내 몇 안되는 방사선 분야 전문가중 하나다.
부임 첫해인 93년에는 「열형광선량계의 기본특성에 관한 실험」 외 11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한 것을 비롯, 94년 21편, 95년 8편 등 총 40여편의 연구논문을 학계 및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요즘은 이론을 현장에 접목할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이 연구원은 지난해 일본 방사선기계학회에서 흉부방사선 촬영시 피폭선량과 화질을 국내의 경우와 외국의 경우를 비교 분석한 「흉부 촬영시의피폭선량과 화질에 관한 조사연구」란 논문을 발표, 국내외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이 연구원은 고유업무인 방사선 분야의 연구 외에도 연구소에서 사내·병원 및 학계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문기술 연수교육과 방사선 전문지인계간 「화상정보」를 발간하는 것과 특히 최근 동아엑스선기계가 정부의 X선발생장치 시험검사 대행기관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이와 관련된 업무도 총괄하고 있어 하루 24시간이 무척 짧게만 느껴진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 방송에 출연, 독창도 여러 번 하는 등 아마추어 단계를 넘어선 성악이 취미인 이 연구원은 『자신의 손을 거쳐간 자사의 방사선 기기들이 의사나 방사선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을 때가 가장 보람되고 국산은 모두성능이 형편없다는 편견을 확인할 때가 가장 힘들다』며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큰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회사가 도약과 비약을 거듭, 세계적인방사선 장비 전문업체로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밝히는 「국산방사선기기 분야의 파수꾼」이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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