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C 유망기업을 찾아서 (7);마이크로통신

통신시장의 급성장으로 장비국산화가 활기를 띠면서 그동안 미미했던 통신부품분야에도 전문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3년 3월 설립돼 3년 남짓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주)마이크로통신(대표 조삼열)은 통신부품중 화합물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능동부품분야의 선구적인 벤처기업으로 기지국용 부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이자 연구소장인 조삼열 사장은 지난 91년부터 통신장비 수요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여기에 들어가는 주요 능동소자는모두 수입되고 있는 점에 착안, 이 분야 사업에 직접 뛰어들기로 하고 미국의 주요 화합물반도체회사를 모두 돌아보는 등 본격적인 기초작업에 들어갔다.

이같은 사전정지작업을 거쳐 93년에는 자본금 5천만원으로 회사를 설립했으며 이듬해 1월 미국의 화합물반도체 회사인 레이시온社와 화합물반도체 개발 및 공급계약을 체결,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

94년은 연구개발에 전념하던 한해였다. 초소형 케이블TV용 간선분기 증폭기와 위성방송수신용 컨버터를 첫 개발, 각각 신기술인정(KT)마크와 전자부품전 상공부장관상을 수상했으나 매출은 거의 없었다.

국산 통신부품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은 단계에서 자금조달은 또다른 현안문제였다. 마이크로통신(MCC)은 이 때문에 연구개발 계획을 국가시책과 연계, 국책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당시는 통신장비 및 관련 핵심부품 국산화가 정부차원에서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그동안 이 회사가 정보통신부·과기처·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의 국책사업에 참여해 받은 개발지원비는 25억원 정도에 이르며 이때 개발한 제품이RF마이크로웨이브 부품·멀티미디어 튜너·파워앰프 등이다.

이 회사는 또 데이콤과 공동으로 시외전화 자동접속장치·개인휴대통신(PCS) 기지국용 업/다운 컨버터를 차례로 개발하는 등 현재의 주력품목들이 대부분 이 무렵에 개발하게 된다.

이처럼 연구개발에 전념한 결과는 이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7억원이라는 미미한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2백억원 매출에첫 흑자라는 다소 허황된 듯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조사장은 이와관련 이미 데이콤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시외전화 자동접속장치의 공급이 시작돼 올해 1백억원 정도의 매출이 예상되고 PCS용 다운컨버터를 오키 아메리카에, 무선 케이블TV용 채널분배모듈(Multi-channel Multi-carrier Distribution System)을 미국 케이블TV 장비업체인 맥컴社에 공급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무리한 목표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일본 소니에 수출을 추진중인 이중 컨버전 튜너는 미국이 HDTV 규격에이를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앞으로 효자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통신은 아직 자체공장이 없다. 따라서 제품개발은 자체적으로 하고 생산은 타업체에 의뢰해 외주생산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통신용 부품의 유망성을 인식한 각계의 자금지원 의사가 쇄도하는 등 만성적인 자금난에서 벗어나게 됨에 따라 올해 예상대로 실적을 달성한다는 전제하에 내년에는 과천 등 서울 근교에 자체공장도 건설하는 대대적인 시설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이 분야가 엄청난 수요에 비해 아직 세계적으로도 경쟁업체가 많지않고 가격경쟁력 등에서 미국이나 일본 업체들을 능가할 수 있어 기술인력과 투자만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것이 조사장의 시각이다.

마이크로통신은 이를위해 PCS단말기용 업 컨버터 및 다운 컨버터, 초고속광 송수신 변환기 모듈, 차량위치를 자동송신해 교통혼잡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교통통제용 RF태그(tag) 등으로 생산품목도 대폭 다변화해 세계적인 통신부품 전문업체의 위치를 굳힌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창호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