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의식의 교각 (216)

채드위크는 버튼을 몇 개 돌린다.

『해리스, 이 좌표가 어디로 맞춰져 있지? 런던인가 브뤼셀인가?』『본사로 맞춰져 있습니다.』

『그럼 됐어. 이자를 그냥 팩스로 보내버리자구. 그쪽에서 알아서 하겠지.

편지나 한통 써보낼테니까.』

『그러겠습니다.』 하는 해리스의 얼굴이 안심이 안되는 표정이다.

『그런데 꼭 지금 해야 하나요? 전력공급이 이렇게 불확실한데?』

『하라면 하게. 자넨 그렇게도 우리 기술이 우월한 걸 못 믿겠는가?』

『죄송합니다. 다리 때문에 그렇습니다. 오른쪽 다리가 왼쪽보다 최소한 10센티는 짧거든요. 전환 도중에 없어진 거죠. 장애자가 된 기분입니다, 지금.』

채드위크는 고비를 위해 기계를 두드린다.

『영국통신. 바이오 팩스. 다음에는 또 뭘 발명해낼까?』 하며 한쪽 눈을찡긋한다.

『잘 가게, 빅터.』

잠시 바라보더니 스위치를 누른다.

빅터의 얼굴은 녹색빛에 휩싸인다. 입이 열리고 금니가 녹색안개 속에 보인다. 그의 은색과 녹색 얼굴 마스크에 주름이 잡힌다. 칼라에서 증기가 올라온다. 잠시 후 그의 모습이 사라진다.

『가고 있습니다. 파일 트랜스퍼 완료.』

채드위크는 고비의 맞은편 부서질 것 같은 의자에 앉아 기댄다.

『얼마 동안은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했지, 이민국에서. 현상수배범을 잡아주고 보상금을 타는 일을 했다오.』

그가 웃는다.

『옛날 서부극에서처럼 말이오. 티후아나에서 브라운즈빌에 이르는 멕시코국경에서 일했소. 우리가 그를 주목하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소. 제일뛰어났거든. 그런데, 고비씨, 얼굴이 좀 안 좋아 보이는군요. 차 한잔 드시겠소? 괜찮다구요? 해리스, 이번에는 또 뭔가? 그만 좀 안절부절하게나.』

『죄송합니다. 거의 다 했습니다. 전력 케이블을 좀 조종하면 될 것 같습니다.』

『계속하게, 해리스. 여기서 일어나는 일 다 내 보고에 들어갈걸세. 어쨌든, 고비씨, 그건 별로 보고가 되질 않았답니다.』

채드위크가 다시 낄낄거린다.

『사실 전혀 보고되질 않았죠. 이민국에서 못 하게 하니까 언론도 못 했을테고. 대신 다른 재미있는 뉴스거리를 주었다오. 하지만 모든 국경에 걸쳐엄청나게 많은 사이보그 밀수가 시작됐소. 바하에 있는 고바야시 공장에서나왔는데 처음에는 질이 낮아서 수영장지기, 정원사, 청소부나 일회용 사이보그가 대부분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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