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세상의 끝, 서킷 보드의 중심 (47)

유키는 상상 속의 담배를 완전히 끈다. 처음으로 기분이 상한 듯한 얼굴이다.

「제가 하라다 팀의 멤버라구요? 말도 안돼요. 그 사진에 나오지도 않잖아요?」

「나와요. 나오고 말고.」

홀로 박사 마모가 청소해준 사진을 꺼내며 고비가 말한다.

유키에게 보여주자, 유키는 그것을 손에 쥐더니 여러 방향에서 들여다본다.

「미안해요, 프랭크.」

그녀는 사진을 다시 돌려주며 말한다.

「이 사진에는 다섯 사람이 있지만 저는 안 나오는군요. 왜 그런 미소를짓는거죠?」

「실제 사진에는 안 나오겠죠. 왜냐하면 하라다가 미리 나오지 않도록 신경썼을 테니까. 하지만 당신 진주는 여기 나와 있소. 사진을 찍을 당시, 가까이 앉아 있어서 진주가 비친 것이오.」 유키가 그를 바라본다.

「초밥 카운터 유리에 반사된 이 흐린 유리빛 보이오? 우리는 그걸 확대했었소.」

고비는 사진을 그녀 가슴의 진짜 홀로에 대비한다.

「그래, 어떻게 생각하오?」

유키는 다시 상상 속의 담배를 피우며 시계를 본다. 07:14:20 이다. 앞으로 40초가 더 남았다.

「프랭크,」

그를 향해 담배 연기를 뿜으며 말한다. 조금 짜증이 난 듯하다.

「말이 좀 심하더라도 이해하세요. 그래 별볼일 없는 치바시 핵커 하나가그 따위 홀로 사진에서 내 젓가슴을 찾아냈나 알아보려고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세요? 아니예요. 난 단지 프랭크가 다른 쪽으로 건너갈 때 옆에 있어 주고 싶었던 것뿐이예요. 참, 잊었었군요. 그거 다른 쪽이라고도 부른답니다.」

고비가 정신을 차린 것은 바로 그때였다. 때로 그는 너무나 어리석을 때가있다. 그는 중심을 잡아야 할 때에 양이 음을 누르도록 놔두고 있었다. 그는죄책감이 든 한숨을 쉰다. 그의 성적 업보가 또다시 그를 이긴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 다운로드 때문이군.」

그가 마침내 입을 연다.

「다들 내가 가진 줄로만 알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정말 가지고 계신가 보군요?」

유키는 고비의 배 위에 손을 얹으며 부드럽게 속삭인다.

그러나 고비는 답을 할 수가 없다.

테이블에 의지해 몸의 균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손은 그대로 테이블을 지나가고 그는 완전히 균형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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