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세상의 끝, 서킷 보드의 중심 (25)

『음향이요?』

야즈가 놀란 표정을 한다.

마모는 다시 한번 사진을 쳐다본다.

『이건 홀로트랙 60인데 어딘가에는 음향트랙이 있을 겁니다. 여기 좀 흐릿한 것 보이시죠? 좀 누리끼리한 부분 말입니다.』

『네.』

『그게 지워지기 전의 음색입니다. 그러니 틀림없이 음향이 있었을 겁니다.』

『그래, 소리를 살려낼 수 있다는 말씀이죠?』

야즈가 묻는다.

『이 사람들 아기때 사진도 그냥 공짜로 끼워줄까요?』그가 웃는다. 그의 짙은 잇몸이 또 다시 드러난다.

『시공을 조절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오.』

『연구소가 어디시죠? 지금 갈 수 있을까요?』

야즈의 물음에 마모가 웃는다.

『당연히 급한 일이겠죠?』

『그런 편입니다.』

『내 것까지 계산할 거요?』

야즈가 반짝반짝 빛나는 새 칩을 보인다.

『성과에 따라 더 올라갈 수도 있고요!』

돈을 보자 마모는 의기양양해진다.

『난 근처에서 삽니다.』

의자에서 일어서며 묻는다.

『한 5분 걸리는데 시간 되시죠?』

마모는 네온이 출렁이는 거리를 뒤로 하며 둘을 치바시의 뒷골목으로 데려간다.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리자 그들은 위를 올려다본다. 날개를 퍼덕이는닌텐도 오리 한 마리다.

하늘의 천둥치는 듯한 불빛과 함께 새가 떨어지는 것을 본다.

『오리사냥광들이랍니다!』

마모는 경멸스럽다는 듯 땅에 침을 뱉는다.

『SPCH에 고발을 해야하는 건데.』

『SPCH라고요?』

고비가 묻는다.

『홀로그램에 대한 잔인행위 예방협회든가 아니면 중국 홀로그램 보존협회든가 그래요.』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말한다.

『어떻게 된 건지 들을 때마다 헷갈린단 말이야. 어쨌든 저 닌텐도 오리는거의 멸종위기에 처해 있답니다.』

『댁까지는 얼마나 남았죠?』

야즈가 초조하게 묻는다. 손이 긴 칼에 얹혀져 있다.

『거의 다 왔어요. 그런데 뭐가 그렇게 급하우? 알았다. 치바에서 통행금지에 걸릴까봐 그러죠?』

그리고는 킬킬거리며 웃는다.

『밤새 무슨 일 생길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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