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하기자
최근 국내 교육용 공작기계시장이 커짐에 따라 공작기계업체들이 이 시장에대한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컴퓨터수치제어(CNC)공작기계의 컨트롤러 사양과 관련해 잡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이 지난해말 산하 교육기관인 전문학교.기능대학에필요한 CNC선반.머시닝센터 등을 발주, 화천기계와 중앙정밀을 각각 공급업체로 선정했으나 최근 납품기일이 다가오자 업체와 수요기관 사이에 CNC공작기계의 핵심장치인 CNC장치 사양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CNC선반의 경우 공급업체인 화천기계는 LG산전의 CNC장치인 LGMEC-20을장착해 공급할 계획이지만 일부 수요기관에서는 교육의 일관성 확보와 시스템의 안정성 등 품질문제를 들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화천기계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산하 교육기관과의 "선반 CNC장치에 대한 의견대립"으로 보이지만 공단 뿐만 아니라공업고등학교.공과대학 등에서 머시닝센터.유연생산시스템(FMS) 등 교육용장비 전반과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새로 이 시장에 진출한 LG산전의 LGMEC-20이 이들 교육기관이 반사적으로거부할 만큼 수준이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단 산하 일부 전문학교를 비롯해 전국의 공업고등학교.공과대학 등에서 새로운 CNC장치 받아들이기를 꺼려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는 수요기관의 입장 그대로 교육의 일관성에 장애가 되기 때문이라는것이다.
전국에 보급돼 있는 CNC공작기계의 컨트롤러는 대부분 화낙제품이거나 통일중공업.한국산전의 제품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LGMEC-20을 새로 설치하면담당교사도 작동법을 새로 배워야 하고 학생들도 4개사의 CNC장치에 대해모두 배워야 하므로 비효율적인 교육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두번째 반대이유는 새 장치의 품질에 대한 검증이 완전하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문제의 핵심은 다른 데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어느특정기관에만 국한되는 사실은 아니지만 교육용 장비 공급업체와 수요기관간에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관계가 얽혀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아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언제까지나 화낙의 아성에 안주하고 있을것인가. 국산 제품이 화낙의 제품과 호환을 이룬다면 문제되지 않는데 굳이기존 모델을 고수하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장비 공급업체는 수요기관이 자사 제품을 써주는 대가로 장비금액의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리베이트로 수요기관에 주거나 물품 등을 기증해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장비구매에 관련한 고질적인 관행은 최근 들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잔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신규업체로는 이들 교육기관, 특히 담당교사들에게 잘 보이지 않고는 교육용공작기계시장에 진입조차 할 수 없는 구조로 돼 있는 셈이다.
또 다양한 기종에 대해 배우는 것이 교육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LG산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다른 업체와 교육기관 등에서 사용해 본 결과별다른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기존업체 외에 다른 업체가 개발해도 마찬가지 상황이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번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다.
화천기계가 수요기관의 요구사항을 들어 그대로 사양을 맞춰주기만 하면된다.
화천기계 역시 수요기관의 요구대로 CNC장치 사양을 맞춰주지 못할 경우다른 업체에서 구매, 기계에 부착해 주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기존의 관행에 의해 LG산전이 교육용 시장에서 발붙이지 못하고밀려날 것인가 아니면 한국화낙 위주의 아성에 새로운 경쟁자로 나설 것인가에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순수 국산제품이 일선 교육기관에서 인정받을지의 여부도 관심의초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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