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47)

"나는 엉덩이로 생각하는 남자보다는 머리로 생각하는남자가 좋더라. 자,별 문제 없으면 이제 각자 할 일로 돌아가도록 하죠. 필요한 게 있으면 무선으로 연락하도록 하구요. 교수님."고비에게로 돌아서며 제시가 그의 이름을부른다.

"이 정도면 별다른 문제 없겠죠? 우리랑 같이 가는 것 다시 생각해 보세요.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까."

고비가 손을 들어 보인다.

"괜찮소, 선장. 두 분께 진 빚 안 잊을 겁니다."

"분명하죠?"

고비가 대답 대신 그녀에게 경례를 붙인다.

그때 백금빛 머리를 한 번 끄덕이며 톰이 소리친다.

"안녕히 계세요!"

"자, 그럼, 난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제시는 돌아서서사다리를 타기 시작한다. 톰에게 윙크를 하면서 기내에 들어서서는 출입문을꽉 닫는다.

"자, 박사님."

멀어져가는 그린스페이스Ⅱ를 바라보며 다나카가 입을 연다.

"박사님은 문제가 있는 데마다 나타나는 게 취미인 것 같습니다.""우연이겠죠."

"그런 것 같지가 않은데요? 제 눈에는 부정적인 일치로 보입니다."정말 그것은 부정적인 일치였을까? 요 위에서 뒤척이며 고비는 다나카가 한말을 되새겨 본다. 참 그럴 듯한 말이었어! 깨어 있어야 할지, 꿈을 꿔야 할지 결정못한 것처럼 고비는 아직도 다운로드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결단을 못내리고 있다. 깨어 있든, 꿈을 꾸든 문제는 같다. 탈취된 고바야시의 의식은이제 고비의 가슴에서 완전히 숙성한 것 같다. 그의 갈비뼈는 가슴에서 마치물망초탄(탄)처럼 타고 있다.

고비는 신음소리를 낸다.

다른 사람의 의식을 이렇게 오래 가지고 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개의생명선이 합해져 있다. 고비의 의식과 고바야시의 의식이.

그것들은 이제 시암식 인연이 되어 있다. 쌍둥이이자 형제, 기의 형제들인것이다. 아니면 혹 그가 잘못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갑자기 고비의 시스템이 고바야시 데이터의 쇼크를 느낀다.

아니 쇼크라기보다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같이 기가 충만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데이터가 그의 가슴 속에서 춤을 추는 것과 함께 뭣 같이 땀을 흘리며 고비는 이불 속에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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