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을 전율하는 그에게 성곽 밖에 있는 클라우디아가시간을 재촉한다.
고비는 시계를 들여다 본다. 22분 남았다. 2802호로 가야 한다. 산소의 양이줄어들고 있다.
고비는 불빛이 비치는 회랑 끝으로 미끄러져 간다.
끝에서 네번째라고 했지. 거기에 다다른 고비는 잠시 망설인다. 아주 약한불이 켜 있는 넓은 방 한 쪽에 여러 종류의 약이 놓여져 있는 침대용 테이블이 눈에 띈다.
환하게 불이 켜진 옆 방에는 상고머리의 건장한 남자가 혼자 게임을 하고있다. 보디가드일 것이다.
고비는 다시 어두운 방으로 눈을 돌린다. 확실히 보이지는 않지만 침대에누군가 누워 있는 것이 보인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구분이 안된다. 혹 하라다 카즈오일까? 경련 때문인지 가끔 손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을 집으려고하는 것 같다.
그때 문이 열리면서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난다.
LA에서 오는 비행기 안에서 보았던 그 치료사 둘이 들어온 것이다. 그들은아직도 긴 금발에 흰 파카를 입고 있다. 서류가방을 들고 있던 두번째 치료사는 테이블 위에 가방을 올려놓고는 수정 막대기를 꺼내 방사능 측정기처럼침대 위를 쓱 훑는다.
그때 깜짝 놀랄 일이 또 한번 일어난다.
두 치료사 뒤에는 우주정거장의 보안책임자 다나카 액셀이 서 있다. 손에는전자박스가 들려 있다.
치료사 중 하나가 갑자기 고비 쪽으로 홱 몸을 돌린다. 본능적으로 고비가몸을 숙인다.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남자의 의심스러운 눈빛이 창문을 지나 우주 속으로 흩어진다.
고비는 창문 아래에 붙어서 모든 가능성을 다 따져본다. 서둘러야 한다.
저두 치료사들은 다름아닌 깡통따는 사람들이다. 고비와 마찬가지로 하라다의신경 속에 있는 의식을 꺼낼 수 있는 한 최대한 끄집어 내려고 하는 것이다.
한편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은 상태가 극도로 안좋다. 고비는 그가 약물을취하고 있는지 조차도 알아내지 못했다. 생명파도 거의 없다. 그는 죽어가고있는 것이다. 두 치료사들은 그렇다고 무조건 의식을 빨아들일 수는 없다.
먼저 안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수정 막대기로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기운이 방 밖에까지 흘러나온다.
그가 안정되기만 하면 그들은 그를 열어젖힐 것이다. 당장 행동을 개시해야한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톡] 퓨리오사AI와 韓 시스템 반도체
-
2
[ET시론]K콘텐츠 성장과 저작권 존중
-
3
[사설] 보안기능 확인제품 요약서 사안별 의무화 검토해야
-
4
[ET시선] 국회, 전기본 발목잡기 사라져야
-
5
[부음] 김동철(동운아나텍 대표)씨 장모상
-
6
[김태형의 혁신의기술] 〈23〉미래를 설계하다:신기술 전망과 혁신을 통한 전략 (상)
-
7
[부음] 유상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씨 장모상
-
8
[박영락의 디지털 소통] 〈21〉트렌드 반영한 3C관점 디지털 소통효과 측정해야 낭비 제거
-
9
[IT's 헬스]“중장년 10명 중 9명 OTT 시청”…드라마 정주행 시 조심해야 할 '이 질환'은?
-
10
[GEF 스타트업 이야기] 〈57〉더 나쁜 사람 찾기, 손가락질하기 바쁜 세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