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동계 CES] 디지털 신기술 향연 ...DVD 분위기 주도

미국 최대의 가전기기 전시회인 동계CES가 지난 5일부터 4일간 1천8백개이상에 달하는 세계각국의 전자업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이번 전시회는 닌텐도.세가 등 세계적인 게임업체들이참가하지 않아 "게임 CES"라는 예전의 색깔을 상실한 인상을 주었으나, 오디오.비디오(AV)관련분야에서 디지털 신기술과 신제품이 잇달아 발표돼 이전의주력이었던 "AV"로 되돌아가는 데에 성공했다.

올 동계CES에서 관람객들로부터 크게 주목을 받은 제품은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 "디지털위성방송수신시스템(DSS)" "디지털비디오카메라(DVC)" "홈시어터" "개인 휴대통신단말기" 등 첨단 가전용 전자기기 및 휴대정보통신단말기.

그 중에서도 화젯거리는 "DVD"였다. DVD는 각 부스의 앞자리를 차지해 그비중을 실감케 했다.

개막직전인 4일 소니.파이어니어.톰슨/RCA.도시바 등 세계 유력전자업체 4사가 경쟁적으로 DVD플레이어의 발표회를 가짐으로써 지난해 국제규격통일을실현한 관련업계가 올 가을께부터 구체적인 제품출하를 개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CES의 주전시장인 컨벤션센터에서 DVD플레이어 시제품을 전시하거나실연한 업체수를 보더라도 이들 4개사 외에도 삼성전자.LG전자.산요피셔.데논.온쿄.필립스/마그나복스.아카이전기 등 8개사에 달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의 전자업체들이 작년 12월 최종 국제규격이 결정된데 힘입어 올가을 세계시장에 내놓기 위한 전초전으로 이번 전시회에 시제품을 공개하거나 보급전략을 밝힌 것이다.

따라서 DVD플레이어는 올 가을께부터 본격적인 제품출하 경쟁이 불붙을 예정이지만, 이번 전시회에서 "DVD전쟁"은 사실상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DVD 소프트웨어는 미국 워너홈비디오가 2백50개 타이틀을, 소니픽처(컬럼비아 트라이스타)가 1백50개 타이틀을 각각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DVD플레이어가 공급되는 시기에 때맞춰 이중 50개 타이틀을출하할 방침이다.

DVD의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복제방지문제에서는 저작권자측과기기제조업체 사이에 2년을 넘게 끌어온 교섭이 현재 최종단계에 있다. 미국영화협회(MPAA)와 미국전자공업회(EIA) 간의 교섭이 이달중 매듭될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올 동계CES에서는 DVD와 함께 DSS.DVC 등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시장에서는 선발업체인 톰슨.소니뿐 아니라, 유니덴.도시바.산요피셔.대우전자등이 경쟁적으로 DSS를 선보여 딜러들의 주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디지털화의 파도는 비디오에도 밀어닥쳐 DVC분야에서 이미 작년 가을미국시장의 공략에 나선 마쓰시타전기.소니 외에 일본빅터(JVC)가 세계최소.

최경량 디지털캠코더를, 샤프가 액정디지털뷰컴을 각각 올 동계CES에서 강력하게 부각시켰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전자업체들이 의욕적으로 선보인 것은 미국 TV시장에서 유일하게 큰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프로젝션TV.

각사들은 일제히 직시관.액정 두 방식의 40~80인치의 신제품과 시제품을공개, 올 가을 이후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DVD와 연계시켜 "홈시어터"컨셉트를 통해 시장확대를 노린다.

소니가 최초로 3판식 50인치 정도의 시제품을 이번 전시회에 출품했으며,도시바가 오는 7월까지 보급형 40인치 와이드모델을 시장에 투입, DVD와 연계해 상승효과를 노릴 것으로 알려졌다.

액정제품에서는 샤프가 세계최대인 28인치 TFT LCD를 비롯해 각종 액정AV기기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번 동계CES에서는 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한국업체들도 와이드TV를비롯해 액정.DVD.DVC 등 첨단 AV기기로 의욕적인 활동을 벌였다.

오디오분야에서는 돌비디지털서라운드 AC-3대응기종이 주목을 끌었다. 이번CES에서는 야마하.파이어니어.켄우드.데논.마란쓰 등 음향기기업체들이 일제히 AC-3에 대응한 AV리시버 신기종을, 애드컴이 앰프를, 그리고 렉시콘이컨트롤러를 각각 선보였다.

또 미라주.데피니티브 등 스피커업체들도 풀레인지모델을 AC-3대응제품이라고 이름붙여 이를 무기로 한 판촉활동을 벌였다.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기를잃고 있는 카오디오분야에서는 올해 카내비게이션이 새로운 활력소로 등장할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동계 CES의 또 다른 특징은 올해부터 컴퓨터업계가 전시회의 주역으로등장했다는 점이다.

컴팩컴퓨터를 비롯, IBM.애플컴퓨터.휴렛패커드(HP) 등 세계 유력컴퓨터업체들이 PC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혁명"을 추구하며 동계CES에 일제히 모습을보인 것이다.

샌즈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는 컴퓨터하드웨어/소프트웨어.멀티미디어.통신관련 업체들이 대거 부스를 설치, 신기술을 자랑했다.

특히 미국 최대의 PC제조업체인 컴팩컴퓨터의 에커드 파이퍼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개막연설자로 나서 최근 컴퓨터와 가전.통신 등 이업종끼리의결합이 급진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연설은 이같은 결합이 지금까지보다 훨씬 구체적인 형태로 제안되기시작했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컴퓨터업계의 과제는 어떻게 PC를 시장에 침투시킬 것인가라는 점이었다. 이들 업체는 엔터테인먼트.통신툴.완구 등 유니버설툴로서의PC를 부각시키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전시회장에서는 게임과 에듀테인먼트(교육/오락)관련 소프트웨어들의 실연이활발히 이뤄졌다. 컴팩컴퓨터는 대형완구회사인 피셥프라이스와 제휴, 개발한 3~7세용 PC주변기기인 "원더 툴 패밀리"를 발표, PC세대의 확대에 도전했다.

이 회사는 올여름부터 미국전역의 완구점과 컴퓨터스토어.양판점에서 일제히시판할 계획이다.

노트북컴퓨터 분야에서는 최대업체인 도시바를 비롯해 컴팩.HP.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참가해 관람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올해부터 이 분야의강화책을 발표한 샤프가 주전시장에서 상당한 관람객을 동원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올 동계CES에서는 TV와 오디오기기 등 가정용 전자제품을 제어하는기술인 "컨수머 일렉트로닉 버스"의 실연이 관심을 끌었다.

[조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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