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2년 지상파방송의 난시청 해소를 목적으로 한 "유선방송관리법"이제정된 이후, 케이블TV에 앞서 안방의 낮시간대를 점령하고 있는 중계유선방송.
한국유선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95년 6월말 현재 전국 8백85개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이 약 6백50만가구를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가입자수는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이 세무당국에 보고한 1백50만가구 및 공보처가 각 시도와 해당지역 종합유선방송국(SO)을 통해조사한 중계유선방송 가입자수 2백70여만가구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계수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가입자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블TV의 입장에선 중계유선방송의 이같은 숫자는 의미가 있다.
지난해말 현재 종합유선방송 가입자가 55만여가구에 불과한 현실을 감안해볼때, 종합유선방송의 활성화를 위해 중계유선방송과의 연계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그동안 공보처는 기존 중계유선방송을 종합유선방송의 조기정착에 있어 걸림돌로 판단, 중계유선방송의 말살정책을 고수해 왔다.
지난해에도 총 37개업체에 대해 52건의 중계유선방송 불법및 탈법사례를적발, 법규위반 정도가 현저한 20개 업체를 형사고발조치하는 등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에 대해 각종 제재조치를 취해 왔다.
공보처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프로그램공급업체(PP)나 SO 등 종합유선방송 사업자들은 초기 가입자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존 중계유선방송과의 연계방안을 모색할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종합유선방송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종합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간의 연계방안을 신중히 생각해볼 때다.
지난해 공보처가 내놓은 조사자료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이 개국하면서 오히려 중계유선방송의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유선방송의 개국직후인 지난해 2월에서 6월까지 종합유선방송에 대한홍보가 집중적으로 이뤄지자 중계유선방송에 가입한 시청자수는 지난 94년말1백33만여가구에서 95년말 2백70여만가구로 1백36만가구가 증가했다.
따라서 지금처럼 공보처가 중계유선방송을 배척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할경우, 이들 2차 허가대상 지역에서 종합유선방송이 발붙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중계유선방송 사업자들은 30여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자본력, 기술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차 허가대상 지역에서 현재 중계유선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중일부는 지금 허가된 50여개의 1차 SO와 비교하더라도 시설 및 인력, 자체지역채널 운용실적 등에 있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이같은 현실에서 앞으로 이들 지역에서 추가로 SO허가를 받아 케이블TV를 시작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지난해처럼 "홍보는 종합유선방송이, 가입은 중계유선방송에"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현 단계에서 종합유선방송과 중계유선방송과의 연계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경희대 시스템공학연구소는 종합유선방송국을 주방송국으로, 중계유선방송국을 부방송국으로 활용하는 안을 내놓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의 운영은주방송국에서 주도적으로 운영하되 프로그램공급은 주방송국에서, 가입자 망설치가 곤란한 지역의 망구축 및 가입자 댁내설비시설은 부방송국에서 담당한다는 것이다.
한나라에서 종합유선방송법과 유선방송관리법에 의해 함께 보호를 받는 두방송사업자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만큼 한쪽이 다른쪽을 질시, 배척할 것이아니라 두 사업자가 공존.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조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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