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전기조합 "수배전반 배정요령" 개정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은 지난 1일 부로 "수배전반 배정요령"을 개정、 앞으로 이루어질 단체수의계약 배정시 품질등급에 따라 배정에 차등을 두고 말썽을 일으키는 업체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전기조합의 이같은 방침은 그동안 단체수의계약 배정에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고 소극적인 자세로 지켜만 보아왔던 조합이 배정과정에 적극적으로관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이번에 개정된 "수배전반 배정요령"은 배정요령 10개조와 배정 세부지침 3개조등 총 13개조로 구성돼 있으나 핵심은 분회 및 배정운영을 다루고 있는제3조와 배정의 제재를 다루고 있는 제10조.

제3조는 "수요기관의 요구품질을 수용하고 조합원의 품질수준 향상을 위해 분회 및 품질관련 자격을 취득한 조합원과 품질 관련 자격 미 취득조합원으로 구분하여 배정한다"는 것이다.

품질관리 자격은 해당 제품에 대한 KS、 단체표준、 ISO KAS 9000、 공장 품질관리등급 등을 획득한 것을 말하는데 이들 품질인증 중 어느 한가지만이라도 취득하고 있으면 A그룹에 들어갈 수 있지만 하나도 취득하지 못했을 경우B그룹으로 분류된다.

또 개정된 배정요령에서는 수요기관의 요청(품질관련등 납품자격)에 따라2개의 그룹으로 구분하여 품질관련 자격 취득 A그룹과 품질관련 미취득 B그 룹으로 나누어 배정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전력이나 조달청 등 수요처에서 고품질을 요구할 경우 A그룹에 속한 업체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배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품질여부에 관계없이 전체적으로 균등하게 수의계약 물량을 나누어 주던 종전 방식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거에는 연고지나 서열에 따라 배정을 받다보니 업체간에 불만과 불신이 팽배해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나 배정요령 개정으로 품질인증에 따라 업체가 구분됨으로써 말썽의 소지가 없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품질관련 자격 취득 여부로 수배전반업체를 분류할 경우 각종 인증을 획득、A그룹에 속하게 될수배전반 업체는 전체 수배전반 업체의 16%에 불과한 40여개 업체로 나머지2백여개 업체가 B그룹으로 남게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A그룹과 B그룹으로 나뉘어진 수배전반 업체 간에 심각한 갈등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기조합은 배정요령 개정을 계기로 수배전반 업체들이 품질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산 수배전반의 대외경쟁력이 향상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기조합이 조합원사의 반발을 예상하면서까지 A그룹과 B그룹으로 조합원 을나눈 것은 수요처인 한전과 정부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 다. 정부는 당초 수배전반을 단체수의계약에서 제외시킬 방침이었으나 수배전반업체들이 수배전반을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계속 지정해줄 것을 요청함에 따라 일부 특수배전반을 단체수의계약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품목은 그대로존속시켰다.정부는 수배전반을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존속시키는 대신 전기 조합과 수배전반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품질개선과 공정한 배정을 위해 노력 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다.

개정된 배정요령 제10조는 "배정과 관련하여 수요처에 물의를 일으킨 경우와기타 배정과 관련하여 조합에 불이익을 초래하거나 조합의 위상을 저해하는행위 에 해당하는 조합원에 대해 일정기간 배정을 중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두개 조항은 해석하기에 따라 적용범위가 애매할 수 있으나 배정과 관련해 투서나 진정서를 보내는등 문제를 일으킬 경우 이를 징계하겠다는 내용으로 풀이된다.

이는 그동안 수배전반의 배정과 관련해 투서와 진정서 고발 등이 끊이지않아 조합과 관계당국이 골머리를 앓아와 앞으로는 이러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이를 규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