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CD롬 드라이브시대 임박 "4배속 CD롬 드라이브도 느리다". 최근 4배속 제품보다 전송속도가 50%나 개선된 6배속CD롬 드라이브가 잇따라 제품화돼 내년도 이 분야 시장을 강타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배속 CD롬 드라이브가 국내시장을 석권한 지 불과 6개월만에 새로운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6배속 CD롬 드라이브란 시스템에 데이터를 전송하는 속도가 초당 9백KB 수준으로 1백50KB를 송수신할 수 있는 1배속모델보다 6배가량 빠른 제품을 말한다. 6배속 CD롬 드라이브는 동화상 이미지 음성 효과음 텍스트 등 자료의 덩치 가수MB를 넘는 엄청난 크기의 멀티미디어 디지털 데이터를 신속하게 컴퓨터 본체에 전달시킬 수 있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기억장치로 적합하다.
국내에 6배속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은 다름아닌 NEC 플렉스터 등 일본업체들이다. 이들 업체는 이미 지난 2.4분기부터 시제품 형태로 소량 출시하면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올들어 멀티미디어 기억장치 시장에 국산CD롬 드라이브 돌풍을 일으키고있는 LG전자도 오는 11월쯤 6배속 모델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후발업체인삼성전자도 LG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발표한 후 내년부 터본격 양산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미쓰미 티악 소니 파나소닉 등 주요 CD롬 생산업체들도 조만간 6배 속모델을 양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멀티업계가 기억장치를 4배속제품군에서 6배속제품군으로 한 차원 높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채산성을 확보하려는 제품전략.
사실 일반 소비자 측면에서는 멀티PC를 만들 때 2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채택해도 별로 불편함이 없다. 더구나 현재 1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4배속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면 6배속이나 8배속 등의 고속제품으로 옮길 이유는 거의없다. 그러나 생산업체는 사정이 좀 다르다. 특별한 첨단기술이나 노하우가 거의 필요없기 때문에 적정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누가 많이 생산하느냐가 제품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 규모의 경제원리가 비교적 정확히맞아떨어지는 품목인 셈.
현재 국내에 4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출시중인 업체는 LG전자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 2개사를 포함, 소니 파나소닉 산요 NEC 티악 미쓰미 에이서 도시바 플렉스터 등 10개사가 넘는다. 판매가격도 지난해말 30만~40만원선에서 지금은 15만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추세면 연말께는 10만원 미만의 제품도 등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대만 홍콩 중국업체까지 가세해 올해안에4배속모델은 20여개사가 난립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경쟁업체가 늘어나고 가격이 떨어진 만큼 이윤이 보장되지 못하는 게 당연 하다. 현재 4배속 CD롬 드라이브는 도매상의 경우 마진폭이 2천~3천원에 불과한 실정. 생산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따라서 업계는 대리점 가격 1백 달러를 마지노선으로 잡아놓고 있다. 이를 넘어서면 적자생산이 불가피하고 덤핑물량이 속출할 것이 확실해 마진을 남긴 정상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 새로운 6배속제품을 서둘러 출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현재 6배속 제품가격은 60만~65만원선. 4배속보다 무려 4배이상 비싼 가격이다. 그만큼 마 진폭도 크다. 그러나 생산원가는 4배속과 별 차이가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D롬 드라이브는 핵심컨트롤러 및 칩세트를 제외하면 기본 메커니즘이 단순한 주조물에 불과하다"면서 "6배속모델도 지금의 4배속 제품만큼 양산된다면 가격을 비슷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연말경에는 6배속 제품가격이 30만원대로 떨어져 4배속모델을 상당부분 대체한 다음 내년초엔 20만원대에 진입해 시장주도권을 장악할 것 으로내다봤다. 그러나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6배속 제품 무용론도 만만치 않다. 4배속 제품만 해도 멀티동화상 제품을 대부분 수용할 수 있는데다 가격만 4~5배가량 비싸다는 게 그 이유다.
게다가 3배속, 6배속 등 3의 배수로 이어지는 제품군은 디지털 제품군에적합하지 않다는 그럴듯한 괴변도 한몫 거들고 있다.
2진수를 근간으로 한 디지털문화는 모든 것이 2의 배수로 업그레이드 된다는게 그 요지. 예를 들어 메모리 크기가 "1MB -> 2MB -> 4MB -> 8MB -> 16MB "로 늘고 있고 모뎀속도도 1천2백bps에서 2천4백bps, 9천6백bps로, 팩스모뎀 은 1만4천4백bps에서 2만8천8백bps 등 모두 2배수를 기준으로 업그레이드됐 다는 것.
문제는 이같은 괴변을 토대로 6배속보다는 2~3개월후 발표될 것으로 예상 되는 8배속모델에 기대를 거는 사용자와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6배속모델은 소비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생산업체가 살아남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희망사항과는 상관없이 4배속 시장은 6배속이나 8배속 등 고속CD롬 제품이 주도권을 장악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2배속 제품은 비디오CD나 동 화상 멀티미디어 타이틀을 감상하는 데 불편함이 없음에도 불구, 불과 1년도 못돼 6배속제품과 8배속제품에 밀려 철지난 고물제품으로 전락했다.
컴퓨터 사용자들도 멀쩡하게 잘 나오는 16인치 컬러TV를 버리고 25인치 대형TV로 갈아치우는 식의 멀티부품 소비시대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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