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우리나라 구난체계의 많은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구조대의 헌신적인 노력만이 생존자 구출의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을 뿐 지휘체계도 구호기술도, 장비도 모두 원시적이라고 할 만큼 국민들을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사고 수습과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관련법규 정비와 구난인력 확충, 원인제공자의 엄중한 처벌 등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이러한 것 못지않게 구난기술의 체계적 개발 또한 중요한 과제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잇따르는 대형사고 를 계기로 시스템공학연구소(SERI)가 가상으로 그려본 미래 초고속정보화시 대의 구난체계와 전자정보기술 발달에 따른 실현가능시기예측자료를 소개한 다. <편집자주> 2001년 미래의 어느 도시. 한밤중에 지진이 일어나 건물이 무너진다.
지진이 일어나기 1분전, 각 가정에 설치된 경보장치가 위험을 알린다. 잠들어 있던 사람들은 위험경보에 따라 신속히 대피하지만 어린아이를 구하려던아주머니와 몇몇 가족들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무너진 건물더미에 파묻힌다. 상황발생 즉시 지역소방본부에 설치된 응급복구센터가 가동된다. 응급복구 센터의 대형 모니터에는 현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구난요원이 실시간으로 전송한 현장모습이 속속 올라온다.
이 구난요원은 개인 디지털 보조장비(PDA)에 현장사진은 물론 인명상황, 주변상황 등 제반 정보를 계속 입력하고 입력된 정보는 자동으로 응급센터에 전해진다. 응급센터는 현장에서 보내온 각종 정보를 토대로 필요한 인력, 필요한 장비 를 결정하고 분야별 지시를 내린다. 의사결정에는 붕괴된 건물 설계도, 입주 주민 실태, GIS(지리정보시스템)를 이용한 인근지역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며 지능형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이 사용된다.현장에서는 무너진 건물 설계도를 바탕으로 건물 역학계산 프로그램과 인명탐사장비를 이용해 사람이 갇혀 있는 지점을 정확히 산출해 내고 가장 빨리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계산을 통해 알아낸다.
상황이 발생한 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어린아이와 가족들이 무사히 구출된다.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사고현장과 응급센터, 방송사 등은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현장작업자들이 휴대한 PDA는 정보보고와 작업지시가 이루어지는 통로가 된다.
무척 간단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구난체계가 이렇게 간단해지기 위해서는광범위한 분야의 기술개발이 전제돼야 한다. 대부분 기술은 빠르면 10년 이내에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돼 황당무계한 이야기만은 아니다.우선 개인 디지털 보조장비(PDA), 대화형TV 등 하드웨어 장비는 이미 개발돼 실용화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성능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다.또 GIS, 지진조기경보 네트워크, 통합 데이터베이스 등은 5년내에 기술이 실현되며 초고속정보 망 구축과 함께 활용이 극대화될 것이다.또 의사결정을 위한 전문시스템기 술과 지능형 결정지원시스템, 지능형 단말기, 하이퍼미디어기술, 네트워크 모니터링 및 자동복구시스템, 현장 계측데이터에 근거한 신속한 과학적 계산프로그램 등도 10년내에 실용화될 전망이다.
이 밖에 오디오 센서, 지각 운동 센서, 자동경보기, 전자지도, PCMCIA, 휴대형 무선프린터, 주문형비디오 등 요소요소에 사용될 기술도 이미 실용 화됐거나 조만간 실용화될 정도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초고속정보화 기술과 멀티미디어 기술은 빠르고 정확한 재해대책을 세우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기술발전이 아무리 눈부시게 진행되더라도 결국은 이를 운용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달려있기는 매한가지라는 점이다.초고속정보화라는 범 국가적인 프로젝트가 산업육성이나 국가경쟁력향상에 못지않게 의료, 보건, 구난, 교육, 방범, 방재 등 국민복지향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지적 이 전문가들 사이에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는 시점이다.
<대전=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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