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오지 서해안섬 소녀의 독백

서해안 영흥도 내리국민학교에 다니는 이미량양(11세)은 일주일에 한번 찾아오는 컴퓨터시간이 마냥 기다려진다. 비디오게임기보다 훨씬 재미있고 신기 하기 때문이다. 미량양이 제일 하고싶은 것은 컴퓨터 게임. 또래의 아이들과 수업시간에 잠깐씩 만져보는 컴퓨터가 신기하기도 하고 덩치가 좀 큰 게임기처럼 친숙하다. 그러나 집에 컴퓨터가 없는 미랑이는 학교에서 잠시 만져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밖에 없다. 같은 마을에 사는 차성범군(16세)도 집에 컴퓨터를 들여놓지 못해 PC와는 그리 친숙한 편이 아니다. 인근 영흥중 학교에 다니는 성범군은 얼마전 서울서 이사온 이웃집에 들러 컴퓨터에 대한 호기심을 채우고 있다.

그나마 20대에 불과한 XT컴퓨터도 국민학교밖에 설치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중학생이 되면서 컴퓨터와는 담을 쌓게 됐다.

친구중 가정형편이 나은 친구를 통해 도스나 윈도즈, 멀티미디어가 어떻다는애기를 전해듣지만 그리 실감나지는 않는다. 어깨너머 배운 컴퓨터 지식으로 는 이웃집 친구가 말하는 첨단세계가 먼나라의 애기로만 들리는게 당연하다.

그나마 20대에 불과한 XT컴퓨터도 국민학교밖에 설치된 곳이 없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중학생이 되면서 컴퓨터와는 담을 쌓게 됐다.

친구중 가정형편이 나은 친구를 통해 도스나 윈도즈, 멀티미디어가 어떻다는얘기를 전해듣지만 그리 실감나지는 않는다. 어깨너머 배운 컴퓨터 지식으로 는 이웃집 친구가 말하는 첨단 세계가 먼나라의 얘기로만 들리는게 당연하다. 서울 광진구 동자국민학교에 다니는 임중근 군(13세)의 하루일과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치원시절 누나에게 처음 컴퓨터 사용법을 배운다음 아예 컴퓨터에 쏙 빠져버렸다. 2년전부터는 누나가 사용하던 486 멀티미디어 컴퓨터를 아예 독차지 하고 있다.

중근이가 가장 즐기는 것은 PC통신. 이미 3년째 PC통신에 매달려 올빼미 생활을 해 온 중근이는 이미 통신에 대해선 베테랑급에 속한다. 하이텔을 통해 각종 프로그램 정보와 공짜 프로그램을 한아름 다운로드 받는 것이 중요한 하루일과의 하나다.

올해부터는 전세계 4천만명이 이용하는 세계최대의 네트워크인 인터네트에도접속해 최연소 국내 네트워커로도 자리매김하고 나섰다.

한국의 빌 게이츠를 꿈꾸는 중근이는 프로그램에도 재주가 있다. 혼자서 컴퓨터 책을 펼쳐놓고 배우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어렵게 만든 프로그램을 가끔씩 친구에게 자랑하는 수준이 됐다.

지난해 정보문화센터가 개최한 PC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한국아동진 흥회가 선정한 컴퓨터왕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은 것도 바로 PC통신과 혼자 배운 프로그래밍의 덕이 컸다.

인천서 뱃길로 1시간반 떨어진 영흥도 어린이들은 서울 한복판에 사는 또래 의 어린이보다 정보사회의 혜택을 만끽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정도의 차이 는 있지만 영흥도 어린이처럼 정보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새싹들은 전국 도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정보화가 가속화될수록 정보화 혜택을 받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간의 간격은 더욱 벌어질 게 확실하다.

정보력이 뛰어난 사람이 사회에서 우대받고 정보력이 앞선 기업체가 시장을 주도하는 정보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 기업체 신입사원 모집요강란을 장식했던 "컴퓨터 사용가능자 우대 란 항목이 요즘은 자취를 감췄다.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좀 덜 떨어진 사람으로 아예 논외의 대상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보고서를 제출할 때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 얘기다. 요즘은 PC통신이나 인터네트를 통해 리포트를 제출해야 학점을 인정받는 대학도 한둘이 아니다.

일반 기업체에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선 컴퓨터 처리수준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깔끔한 문서만으론 이미 경쟁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부산지역의 실태를 조사한 출장보고서를 작성한다면 그 지역의 시장조건과 경쟁업체 실태, 대리점 및 거래선 현황 및 문제점, 해결방안 등을일목요연하게 제출해야 A급이란 평을 받는다.

그렇지만 짧은 시간내에 이같은 정보력을 가동한다는 것은 쉽지않다. 평소 자신의 노트북PC에 관련정보를 축적해 놓고 네트워크를 통해 관련 산업정보 와 최신 동향을 수집하지 않는다면 이처럼 신속하게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사실상 불가능하다.

평소 어떤 정보를 어디서 구할 수 있고, 어떻게 가공하고 해석하는 방법과현실 적용법은 어떤 것을 채택해야하는지 터득하려면 최소한 수년간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초등교육부터 정보기기나 정보문화에 노출돼 있는 도시의 어린이는 벽지나 도서지방의 어린이보다 정보사회 적응능력이 크게 앞서는게 당연하다. 또 도시의 어린이들 사이에도 여유있는 가정에서 고성능 멀티미디어 PC와 다양한 응용프로그램, 국제간의 PC통신 등을 마음껏 활용해 본 어린이가 그렇지 못한 어린이보다 정보력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가난한 집 아이가 공부를 더 잘한다는 60년대의 공식은 이미 흘러간 옛이야기가 돼 버렸다.

지방보다는 도시, 가난한 사람보다는 부유한 사람이 사회를 주도하는 "정보 사회 빈익빈 부익부현상"은 90년대말을 상징하는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모양 새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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