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업계 대중 진출 차질 배경과 전망

국내 오디오업계의 대중국 진출이 현지 사정으로 벽에 부딪혀 유야무야되고 있다. 가전3사와는 달리 뒤늦게 중국진출을 모색해왔던 오디오업체들은 지난해 초부터 입지 선정과 업계 동향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그동안 사전 준비에 세심 한 노력을 꾀해 왔으나 현지의 낮은 기술력과 의외로 배타적인 성 당국의 자국시장 보호정책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일부업체에서는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기로 하는 등 중국진출 포기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오디오업체외에 카오디오업체 상당수가 중국진출을 추진했으나 까다로운 투자조건 등 절차문제로 중도에서 포기하는 사태가 잇달았고 영창악기 삼익악기 등 전자악기업체들도 현지공장의 완공에도 불구、 준공검사가 떨어지지 않아 본격 가동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배타적이며 무사안일한 성당국의 안이한 투자 수용 자세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업계는 우선 성 당국마다 다른 투자조건에 혀를 내두르고 있고 "만만디" 근성 때문에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고 장탄식을 하고 있다. 더욱이 하루 하루가 다른 정책의 변화는 힘에 겨울 정도라는 것.

인켈의 경우 지난해 8월 심 의 난광전자유한공사와 70대30의 비율로 총3백 만달러를 투자키로 하고 준비해왔으나 회사설립을 위한 정관 승인이 나지 않아 무려 10개월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

한국기업에 유리하게 돼 있는 70%의 합작조건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것이 정관승인 불가의 주된 이유다.

이에따라 인켈은 합작조건을 재조정、 새로운 정관을 작성해 제출했으나 투자승인이 언제쯤 떨어질지는 모른다는 설명이다.

해태전자는 성 당국의 오락가락 하는 정책에 의해 진출계획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는 케이스.

길임성과 심양 등 두곳을 현지공장의 유력지역으로 물색해 온 해태는 성 당국의 투자방식과 제 여건 등의 폭이 워낙 크고 변화무쌍해 최근 진출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하기로 했다는 것.

해태는 대신 현지에 부품을 조달、 반제품(SKD) 방식의 협력체제를 모색한다 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합작투자 대상업체의 기술력이 의외로 낮은데다 저임금 이점이 점차 사그라지고 있는 것도 중국진출 지연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오디오의 경우 같은 부품을 사용하더라도 제조기술이 떨어지면 신뢰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데 반해 현지의 제조기술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오디오 생산의 상당물량을 수출하고 있는 국내업체로서는 제품에 대한 신뢰성과 직결되는 제조기술을 감안하지 않은 채 현지 진출을 모색하는 모험 을 감행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주 5일 근무를 철저히 지키는 현지사정에 따라 연장근무 또는 시간외 근무 등을 고려할 경우 저임금에 대한 이점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부업체에서는 아예 베트남 또는 신규 수요가 부쩍 늘고 있는 멕시코 등 중남미지역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아남전자는 최근 천진지역에 대한 진출계획을 포기하고 베트남과 멕시코지역 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지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는 아남은 베트남 이 동남아 5개국 가운데 일반특혜관세(GSP) 대상국가에서는 빠져 있지만 문맹률이 낮고 고급인력 확보가 용이한데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의외로 높다는점을 높이 사고 있다.

특히 최근 베트남은 하노이에 한국기업 전용공단을 조성、 오는 97년께 입주 가 가능하도록 하는등 한국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업체들의 중국진출 계획이 잇달아 차질을 빚고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 중국시장에 대한 동경이 신기루에 불과했음도 간과할 수 없다.

중국시장에 대한 막연한 장미빛 기대치로 너나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계획 을 수립했던 국내 오디오업체들은 이제는 중국 당국의 강한 자국시장 보호정책으로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다. <모 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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